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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권 앵커 - 쌍방향 뉴스2.0시대 이끄는 젊은 언론인 ‘진실 앞에 겸허’라는 소신으로 일하는 언론인 박상권 앵커는 진행자다. 그가 최근 ‘마이크 옆에 노트북’을 놓았다. 트위터를 통해 전국 시청자 의견을 반영하는 쌍방향 뉴스를 시도하는 것. 덕분에 를 즐겨보는 박준범 과장은 그와 ‘트친’(트위터친구)이 되었다. 그들에게 트위터가 바꿔놓은 뉴스와 일상이야기를 들었다. "신선한 클로징멘트, 트위터 덕분이죠” 느닷없는 한파가 들이닥친 어느 가을날, 박상권 앵커는 트위터에 멘션을 남겼다. ‘오늘 많이 추우시죠? 계신 지역은 어떤가요?’ 출근 준비를 서두르던 박준범 과장은 응답했다. ‘서산도 바람이 많이 붑니다.’ 트위터에 속속 올라오는 생생한 의견을 추려서 박상권 앵커는 클로징 멘트로 전달한다. 마치 목장에서 갓 배달된 우유처럼 매일 아침마다 ‘신선한 뉴스’를 맛..
흰둥이 생각 / 손택수 손을 내밀면 연하고 보드라운 혀로 손등이며 볼을 쓰 윽, 쓱 핥아주며 간지럼을 태우던 흰둥이. 보신탕감으로 내다 팔아야겠다고, 어머니가 앓아누우신 아버지의 약봉 지를 세던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대문을 열고 나가 흰둥이 목에 걸린 쇠줄을 풀어주고 말았다. 어서 도망가라, 멀리 멀리, 자꾸 뒤돌아보는 녀석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며 아 버지의 약값 때문에 밤새 가슴이 무거웠다. 다음 날 아침 멀리 달아났으리라 믿었던 흰둥이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와서 그날따라 푸짐하게 나온 밥그릇을 바닥까 지 다디달게 핥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어린 나는 그예 꾹 참고 있던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는데 흰둥이는 그런 나를 다만 젖은 눈빛으로 핥아주는 것이 었다. 개장수의 오토바이에 끌려가면서 쓰윽, 쓱 혀보다 더 축축히 ..
선악의 저편 2장 - 독립, 가장 위험한 놀이 니체는 심리학자가 아닐까. 니체의 저서를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파헤치고 짚어내고 들춰내는 거침없음에 놀라고, 강자부터 약자까지 그가 제시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간상에 ‘맞아’ ‘아, 그랬지’ 맞장구를 치게 된다. 니체가 높이 평가하는 고귀한 인간에게는 ‘고독’과 ‘독립’이라는 필연적 수사가 붙는다. 고독을 모르는 인간, 독립이 안 된 인간을 ‘평균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악의 저편 2장 ‘자유정신’은 새로운 철학자의 도래에 대한 니체의 간절한 염원이 읽힌다. 그가 제시하는 고귀한 인간상의 유형 몇 가지만 살펴보자. “정원 같은 사람 - 또는 하루가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저녁 무렵 물 위를 흐르는 음악 같은 사람이- 그대 주위에 있도록 하라: 멋진 고독을, 어떤 의미에서 ..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2 진행방법: 1)이 인터뷰가 어떤 목적인지, 어떻게 쓰일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 자리인지 맥락을 짚어주어야 한다. 2)약간의 침묵을 견뎌야 한다. 그러나 대화가 단절될 경우를 대비해 예상 질문카드를 꺼내야 한다. 3)녹음기나 기록은 필수다. 날짜나 고유명사 전문 용어 같은 것은 한 번 더 확인해두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4) 자리를 떠날 때까지 수첩을 놓지 말자. 인터뷰가 끝났다고 생각됐을 때 인터뷰이가 긴장을 풀고 자기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투와 표정들, 행동들,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 진실로 들어가는 힌트가 될 만한 단서가 나온다. 100%그렇다. 인터뷰어는 들어가서 나올때까지 스위치 온할 것. 5) 인터뷰이 주변인에게 물어보라. 인터뷰이가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하지 못했던 주옥같은 ..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1 * 지난주 토요일에 '마포는대학'에서 인터뷰 하는 법을 강의했다. 그냥 떠들 수가 없어서 몇 가지 적어간 내용이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것이다’ #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이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니체는 말했다. 사람들은 다 비슷하지만 모두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삶의 환경과 유전자가 다르고 똑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수용하는 자세와 기억하는 부분에 따라 조금씩 삶의 모양과 의미는 변한다. 저마다 표정과 향기가 생기는 것이다. 장미와 민들레, 동백은 빛과 바람에 따라 고유의 향기와 빛깔이 만들어진다. 피고 지는 시기도 다르다. 어느 것이 더 예쁘고 더 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시흥 늠내길, 직립보행 본능 일깨우는 사색의 길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사상가 루쉰의 말이 요즘 우리네 삶에서 입증되고 있다. 제주 올레를 시작으로 전국 골골샅샅 잎맥처럼 길이 생겨나 현대인의 고단한 삶에 양분을 담뿍 제공한다. 경기도 시흥 늠내길도 ‘수도권의 걷기 좋은 길’을 표방하며 작년에 개장했다. 시흥은 주변 인천, 부천, 안산, 안양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었던 탓에 아직 자연부락이 많이 남아 있고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또한 살아있다. 그 길을 엮어 숲길, 바람길, 갯골길, 옛길 등 총 4개 코스로 개발했다. 제1코스 숲길은 산자락과 산자락을 이은 길이다. “길이 생겼다는 얘길 듣고 15년 만에 여길 왔어요. 이 근처에 친정이 있었거든요. 옛날엔 항상 군자봉까지만 왔다갔는..
죽은 가난한 사람에게 / 파블로네루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가난한 사람을 묻는다; 우리의 가난하고 가난한 사람. 그는 너무도 어렵게 지낸 나머지 그가 사람으로서 인격을 지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집도 땅도 없었고, 알파벳도 이불도 구운 고기도 없었으며, 그리하여 여기저기로 노상 옮겨다녔고, 생활의 결핍으로 죽어갔다, 죽어갔다 조금씩 조금씩- 그게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살아온 삶이다. 다행히도(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들은 마음이 똑같았다, 주교에서부터 판사에 이르기까지 그가 천국에 갈 것이라고; 그리고 지금은 죽었다, 나무랄 데 없이 죽었다, 우리의 가나한 사람, 오 우리의 가난하고 가난한 사람, 그는 그 많은 하늘을 갖고 뭘 할지 모를 것이다. 그는 그걸 일굴 수 있을까, 씨 뿌리고 거둘 수 있을까? 그는 항상 그걸 했다; 잔혹하게 그는 미..
선악의 저편 1장 - 정지의 철학 vs 운동의 철학 니체를 오랜만에 읽었다. 첫 장을 읽자 다시금 당혹감이 덮쳤다. 어? 니체가 뭐래?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질 때까지 두어 번을 읽어봐야 한다. 이 대목이 시방 비판인지 옹호인지 조차 분간이 쉽지 않다. 그것은 ‘습관화된 가치 감정’이 피부처럼 들러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니체는 ‘진리를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진리를 의심하라고 “삶의 조건으로 비진리를 용인하라”고 말한다. 또 고통을 피해야할 그 무엇으로 여기는 ‘평균인’의 태도를 비판하는데 니체가 볼 때 진리만큼이나 거짓, 행복이상으로 고통 등이 삶에서 가치와 쓰임을 갖기 때문이다. 니체는 진리처럼 주장되어 온 것들을 모두 파헤쳐 보면 단순한 맹목이나 독단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아주 근엄하고 단정적인 냄새를 풍긴다고 해도 그것은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