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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옆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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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말들 북콘서트 신청은 요기 알라딘: https://bit.ly/2VKtbZ2예스24: https://bit.ly/2VR9kHW교보문고: https://bit.ly/2u0OQAH
올드걸의 시집, 절판기념회 풍경 3월 17일 목요일 오후 7시반부터 9시 반까지,이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오붓하게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정면에 두 분이 북앤카페 쿠아레 샘들. 오른쪽 샘이 나왔을 때 출판기념강연회 기획한 마포서강도서관 사서였는데 그사이 북카페를 만드시고 절판기념낭독회까지 열어주셨어요. 책의 시작과 끝을 한 사람과 함께 한 드물고 귀한 인연. 책방에 남은 책 예닐곱권이 그 자리에서 팔림. "친구들한테 선물할래요!" 북앤카페 쿠아레에서 올드걸의 시집 주문한 학인의 인증샷.이렇게 예쁘게 온다네요. 노트까지 한권 끼워서 준대요. 멋을 아는 분들. 제주에서 천혜향 농사짓는 학인이 절판기념회에서 먹으라고 천혜향 한박스 보내주셔서 다같이 먹고 예쁜 비닐에 하나씩 담아가고 그랬네요. 향기로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올드걸의 시집 - 절판기념낭독회 출판기념회가 아니라 절판기념회도 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어루만짐과 되돌아봄의 시간을 가지려한다. 쿠아레 샘이 제안해주셨는데, 재미날 거 같아서 하기로 했다. 한 테이블에 오순도순 모여서 좋아하는 부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 복 있나니 조촐한 절판기념 낭독회는. 일시 : 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 북앤카페 쿠아레 (역촌역 1번출구) _ 참가비 : 1만원 (음료 제공) 참가 인원 : 10명 (입금 선착순)_ 참가 방법 : 입금 후 전화 혹은 온라인으로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 주세요. _전화 070-8880-7870 **** 월요일 휴무입니다. _온라인 http://goo.gl/forms/7j2XjT2nVs
내일을 위한 시간 - 산드라의 변신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프카의 소설 첫 구절이다. 그레고르 잠자는 벌레가 된 자신에 대한 경악보다 출근 걱정이 앞서는 뼛속까지 노동자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엄마는 기절하고 직장 상사는 기겁하고 아버지는 주먹으로 위협한다. 여동생은 벌레 오빠를 받아들이고 음식을 챙겨준다. 하숙인은 집안에 벌레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임대차 계약 위반이라며 하숙비를 내지 않겠다고 잇속을 차린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도 비슷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어느 날 회사에서 전화가 한통 걸려오고 산드라는 자신이 해고자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눈 뜨니 해고자다. 이를 안 산드라는 생계 ..
노순택 - 망각기계 올초에 별꼴카페에서 개최했던 사진전 끝나는 날. 한금선, 노순택 작가님이 와서 사진 떼는 일을 했다. 연구실 안쪽에서 회의하고 있어서 처음에 두 분이 온 줄도 몰랐었는데, 나와보니 이미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말했다. 우리나라 다큐멘터리사진계의 기둥들;;께서 이렇게 허드렛일을 직접 하시느냐고. 겉으로는 그리 말했지만 내심은 존경모드였다. 이름난 작가가 작품만 '민중속으로'이고 일상은 민중밖으로인 경우도 많다. 사진 등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업계에서는 일상의 착취가 만연하다. 그러지 않는 분들을 보면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더군다나 다큐멘터리사진은 현실에 발딛은 곳, 낮은 세상을 기록하는 것이기에 낮은 자세가 더욱 요청되는 분야가 아닌가. 작품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그. 노순택 작가..
뱅뱅클럽 - 삶의 딜레마를 안고 가는 힘 니체를 읽는다고 인생은 달라지지 않는다. 삶에 관한 엄청난 유용성 전략들을 담은 가슴 뛰는 잠언들이 살아 숨 쉬지만, 그 말이 현실에서 작동하기는 몹시 힘들고 드물다. 몇 몇이 를 읽고 나니 더 혼란스러워진다고 말했을 때 나의 무능을 책망하면서도 조금은 안도했다. 그 혼란스러움이 니체가 준 선물 같다며 잘 읽은 거라고 말해주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동굴과 속세와 바다를 오르고 내리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면서 자기 깨달음을 전달한다. 그 과정이 녹록치가 않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차라투스트라는 실망하고 병들고 회복하고 고뇌하고 방황하고 의심하고 성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길을 떠난다. 이 같은 상승과 하락의 과정에서 자기 확신에 찬 목소리들이 팽팽히 대립한다. 차라투스트라와 동물들, 차라투스트라와 ..
김기덕<아멘> 신적인, 시적인, 선적인 영화가 끝났을 때 가슴이 아렸다. 아, 신음 같은 감탄사가 터졌다. 심오한 내용을 잘은 이해하지 못해도 아름다운 건 알겠는 기이한 체험. 신이 보이고 삶이 보이고 김기덕이 보인다. 제목이 이다. 여주인공이랑 둘이 프랑스에서 만든 로드무비인데 대사가 거의 없다. 글씨 없는 그림책 같은 영화다. 한 시간 반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스크린이 회화적이다. 크레딧도 달랑 세 줄. ‘감독 김기덕’ ‘배우 김예나’ ‘촬영 김기덕 김예나’ 그리고 END. 이건 거의 ‘묵언수행’이다. 김기덕이 열반에 들었구나, 그렇게 결론내렸다. 아무려나, 선(禪)적인 것이 신(神)적이고 시(詩)적이기까지 하다. 사실 김기덕의 영화를 끝까지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수년 전부터 그의 작품을 보려고 시도하다가 끔찍한 장면에서 그냥 ..
북촌방향 - 등 뒤의 화살표 안 쓰고 안 만나고 살았다. 조금은 의도적으로 납작 엎드려 지냈다. 이 세상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하루를 살고 나면, 사십대의 황지우가 그랬듯이 ‘하루를 저질렀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그러고 싶을 땐 그래야 한다. 마음에 쏙 드는 나의 개인기. 직감에 민감하다는 것. 잃을 것도 지킬 것도 없는 홑겹 인생인지라 느낌 대로 사는 게 몸에 배인 편이다. 강의 하러, 세미나 하러, 회의 하러 일주일에 세 번 연구실만 댕겼다. 시내를 지날 때는 유혹에 흔들렸다. 시청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핸드폰을 꾹 쥐고는 유준상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얌전하고 조용하게, 깨끗하게 서울을 통과할 거다.’ 충무로 방향. 얼굴 안 보고 일을 처리하려고 ‘용건만 간단히’ 메일을 보냈다가 께름칙해서 전화를 넣었다. 충무로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