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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라 8기 신청 안내
은유의 연결 - <곁에 있다는 것> 김중미 소설가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가 종료됐는데도 흙길에 나무만 무성하다. 이런 곳에 집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안고 비탈길을 오르자 단층주택 한채가 보인다. 소설가 김중미의 집이자 공부방이다. 지난 10일 만난 그는 마당에서 기르는 개 다섯마리를 차례로 어루만지며 이름과 특징을 소개했다. 집 안에는 고양이 여섯마리가 산다. ‘버려진 아이들’을 하나둘 거두다 보니 대식구가 됐다. 이곳 강화도 양도면으로 이주한 지 20년. 원래 농사를 지으려고 왔는데 ‘필요한 아이들’이 보여서 방 한칸에 청소년 공부방을 열었다. 그의 하루는 밤새 난리가 난 고양이 털을 치우는 것으로 시작하고,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이들 숙제를 봐주는 것으로 끝난다. 인천의 ‘기찻길옆작은학교’도 짬짬이 오간다. 김중미를 세상에 알린 (1999)..
은유의 연결 - <며느라기> 수신지 작가 그냥,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학창 시절 무슨 대회에 나가면 상을 곧잘 받았다. 화가가 되려고 서양화과에 갔다. 졸업전시회에 찾아온 출판사 편집자의 권유로 그림책에 삽화를 그렸다. 한참 일하던 이십대 후반에 난소암에 걸렸는데 투병기로 그냥 한번 그려본 만화 (2012)이 데뷔작이 되었다. 필명은 수신지. 별 뜻 없이 본명을 조합한 이름이다. 그냥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연애할 때는 여자의 핸드백도 들어주던 남자가 결혼하면 여자가 부엌에서 혼자 일하는데도 어째서 무신경한지. 왜 명절엔 남자 집에 먼저 가는지. 은근히 서럽고 말하면 치사해 ‘먼지 차별’로 불리는 일들로 (2017)라는 만화를 그려서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연재했다. 60만 팔로어의 사랑을 받은 이 웹툰은 동명..
인터뷰 후기 - 말하는 사람에서 들어주는 사람으로 “이런 책 읽자고 해서 미안합니다.” 로 글쓰기 수업을 하는 날 학인들에게 건넨 첫마디다. 이 책은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사고로 6명이 죽고 25명이 크게 다친 사건을 기록한 르포다. 아무래도 끔찍하다. 저 멀리 거제도에서 배 만들다가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서울 합정동에서 평일 낮 2시에 모여앉아 글쓰기를 배울 정도의 시간, 돈, 문화 자원은 가진 이들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나는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학인들의 말은 놀라웠다. 남편이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 일년 동안 투병했었다, 일은 그만뒀고 보상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가 얼마 전까지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기에 공감이 많이 됐다, 울 아버지도 공장에서 일하다가 다쳤는데 ‘산재’라는 말을 몰랐거니와 ..
은유의 연결 - 산재피해 유가족 태규누나 김도현 태일이 엄마, 종철이 아빠, 한열이 엄마, 유민 아빠, 용균이 엄마….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들이다. 이들은 자식의 죽음으로부터 태어났다. 대개는 엄마 아니면 아빠였던 유가족 계보에 누나가 등장했다. “저는 청년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누나, 김도현입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2019년 4월10일 공사 현장에서 동생을 잃은 이후부터다. 세상은 동생의 죽음을 “비일비재한 추락사”로 몰아갔다. ‘욜로족’으로 살던 그는 투사가 됐다. 일하다가 죽는 일이 흔해서도 안 되거니와, 세상에 하나뿐인 ‘태규’가 죽었기 때문이다. 태규랑 용균이는 1994년생 동갑이다. ‘태규 누나’의 시간은 ‘용균이 엄마’의 시간과 자주 겹쳤다. 그는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의 일원이 됐다. 중대재해..
김진숙 복직 -27일 수요일 청와대에서 ‘모든 접속사들이 무의미하다. 논리의 관절들을 삐어버린 접속이 되지 않는 모든 접속사들의 허부적거림, 생존하는 유일한 논리의 관절은 자본뿐‘ - 최승자 시 일부 ​“논리의 관절이 자본뿐”이고, 그래서 “새들도 자본 자본하며” 우는 세상에 맞서,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고자 싸우는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님의 복직투쟁을 지지하며 청와대 단신농성장에서 운영하는 ‘유쾌한 오후2시 프로그램’에 저도 참가합니다. 을 중심으로 ‘논리의 관절’을 다시 조립해보는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 마련했습니다. ​27일 수요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오세요. 10권 10권 쟁여놓고 기다릴게요. 참가하는 분들에게 선물하고싶어요. ​
은유의 책편지 - 우리가 옳다! “90년대 초반 즈음 어느 노조에 강의를 갔다. 앞 시간 강사가 노무현이었다. 노조에서 활동보고 자료집을 주었다. 우연히 회계 보고를 보게 됐는데 그날 강사료까지 미리 집행한 내역이 나와 있었다. 노무현 50만원, 김진숙 10만원. 평소 노조에서 강의를 요청하면 강사료를 묻지 않고 갔다. 그때 처음으로 강사료를 문의했다. 강의 내용이 차이가 났는가? 아니랬다. 그렇다면 변호사와 (해고)노동자라는 직업에 따른 차등 지급이 아닌가. 노조 간부에게 말했다. 노동자도 노동자를 대접하지 않는데 누가 대접하겠습니까? 그날 강사료는 받지 않았다.” 김 지도님이 인터뷰 때 들려주신 일화가 생각납니다. 두 분이 부산에서 노동운동을 같이했다는 사실이 같은 사업장에서 강의한 얘기를 듣자 실감이 났습니다. 마지막 말씀이 여운..
은유의 연결 -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임현주 아나운서 2018년 4월12일, 당시 (MBC) ‘뉴스투데이’ 진행자 임현주 아나운서는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에까지 이름이 났다. 여성 앵커의 ‘안경’은 10년차 아나운서의 자기 발언이자 방송계 성차별 구조를 드러내는 ‘언어’로 발신됐다. 어떻게 안경을 쓰게 됐냐는 세상의 물음은 외려 그를 각성시켰다. ‘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아홉살부터 키워온 아나운서의 꿈이었다. 단 한번도 아나운서의 경쟁력 1위가 외모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면서도 몸치장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모순된 생활과 그는 비로소 작별했다. 딱 붙는 원피스 대신 편한 재킷을 입었다. 덜 꾸밀 용기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름다움에 대해 사유하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며 생각의 기둥을 쌓아갔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