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등록금 마련을 위하여

[좋은삶공동체]

'나비'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재작년 성폭력피해자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만났습니다. 수업 시간에 항상 진지한 눈빛으로 임했죠. 공부하고 알바하기 바쁜데 과제도 꼬박꼬박 잘 해오고, 무엇보다 글을 참 잘 썼어요. 회피하거나 에둘러가지 않고 자기 상황과 감정을 응시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재주가 있었어요. 오웰이 말한 '불쾌한 사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는 거죠. 
나비의 글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기에 "나비, 계속 글 써도 좋을 거 같아."라고 말했어요. 나비도 배우고 싶다고 했었어요. 입시 끝내고 관심 있음 언제든 오라고 했죠. 그때 같이 공부하던 한 친구와 올봄에 연락이 닿아 만났을 때 나비가 퇴소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대학은 갔는지 궁금했는데 며칠전 한국성폭력상담소 뉴스레터에서 나비 소식을 봤네요! 열림터 소장님께 확인하니 이 나비가 그 나비가 맞다고 하시네요.  혹시 관심 있는 분들 계실까 해서 공유합니다.


열림터 퇴소 이후 생활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 열림터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생활하는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쉼터)입니다. 성폭력 피해 이후 가해자와의 시급한 분리가 필요한 경우 입소하고 있어 대부분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이 열림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열림터 생활인들은 친족성폭력 피해의 특성상 입소기간이 만료되어 퇴소하게 되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자립해야 합니다. 
  • 나비에게는 고비를 넘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나비는 작년 8월 열림터를 퇴소한 뒤,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수능 공부를 하는 강행군을 지속하였습니다. 열림터 생활하는 동안에도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묵묵히 공부를 했던 나비였지만 퇴소 이후 혼자 생계를 책임지면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활동가들은 내심 걱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나비는 간호학과 합격하였습니다. 수능과 간호학과 합격이라는 고비를 넘긴 이후에는 매 학기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나비의 책임감에 박수를 쳐주고 있지만 아르바이트해서 버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꼭 필요한 생필품들도 제한해 가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실습을 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 할 여력이 없어진다며 고민하는 나비에게 힘이 되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나비가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힘을 불어주세요!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로 원가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나비에게 대학생이라는 위치는 너무 무겁기만 합니다. 새로운 지지기반이 필요한 나비를 위해 나비가 등록금 걱정을 덜고 간호사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나비가 직접 그려준 자필 메세지처럼 나비의 꿈을 향한 날갯짓에 힘을 보태주신다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은 나비가 성폭력 피해 경험을 딛고 자기 삶을 만들어 가는데 큰 지지와 위로, 용기로 느껴질 것입니다. 

    * '나비'는 생활인 보호를 위해 부르는 애칭입니다. 모금함 대표 사진의 '꿈을 향한 날갯짓에 힘을 불어주세요'는 나비가 직접 작정해준 메세지입니다.

    >> 해피빈 기부 참여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48540?redirectYN=N&fbclid=IwAR3yiqlgnronlbnO3VTRtpVbFZmGU5OS0suZe4XtlUwPP6lU2Qq4bowIavI


성북동, 최순우 옛집

[좋은삶공동체]

두문 즉시심산 (杜門卽是深山). 문을 닫아 걸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다, 라는 뜻이다. 혜곡 최순우 옛집에 걸린 편액이다. 최순우는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분으로 미술사학자다. 성북동 자락에 그가 살던 고졸한 아름다움이 배인 한옥이 보존되어 있다. 조붓한 앞마당도 좋지만 모퉁이 돌면 나타나는 수려한 뒷뜰에 취한다. 햇살과 바람과 잎새 종일 뒤척이는 그곳, 깊은 산중이라 할만 하다. 


최순우는 창호지 문 열고 들어가면 가 닿는 깊은 산중 '자기만의 방' 에서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 서서> 라는 책을 썼다고 한다. 읽어보고 싶다. 그 방을 생각하며. 김수영이 나는 혁명은 안 되고 방만 바꾸었다고 했는데, 나는 글은 안 쓰고 글방만 보면 탐낸다. 훔치고 싶은 방. 


어제 성북동 전시장 오뉴월 갔다가 정호씨가 가보자고 해서 우연히 들른 곳, 최순우 옛집. 이건 분명 공간 체험인데 나는 다른 시간대를 지나왔다.




 

우연히 길담서원에서

[좋은삶공동체]


첫눈 내리기 하루 전날. 수능 한파가 몰아친 날. 그러니까 겨울 초입에 서촌을 찾았다. 

체부동에서 통인동 지나 옥인동으로. 예전 내 근무지. 점심 먹고 옷깃 동여맨 채 종종걸음으로 산책하던 그 길. 

길담서원이 이사를 한 뒤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이날에서야 발을 디딘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고 나면 잘 보이지만 모르면 꼭꼭 숨어 있는 집. 등 뒤에서 나를 놀래킨 서점.  


박성준 대표님 만나러 귤 한상자 들고 동료랑 동행했다.

이런저런 책관련 포럼의 자문을 구하기 위한 자리. 박대표님이 외부 일정 마치고 들어오는 길이라고 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가끔 늦기도 하는 것은 좋은 거 같다. 숨 고르기의 시간. 

이런 틈. 일상의 여백. 서가를 기웃거리면서 침을 꼴딱 삼켰다.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그 때 문을 열고 누가 들어온다. "언니!" 미경언니다. 그러고 보니 '류가헌'은 여기서 가깝다. 가끔 종종 들른다고 했다. 


언니는 김경주 시집을 찾고 있었다. 서가에 같이 머리를 들이밀고 코를 킁킁 책을 찾다가 여기 없네 어쩌네 하는데 

시집 한 권을 뽑아들더니 물었다. "이거 있어? 좋아. 돌아가시기 전에 나온 마지막 시집인데..."



그 시집이 나에게 없다니 언니는 그럼 선물하겠다고 했다. "진짜?" 내 눈은 토끼처럼 커졌을 거다.

난 세상에서 시집 선물 받는 게 제일루 좋다. 이렇게 예기치 않게 받는 건 더욱. 아웅. 좋아라. 했더니  

"살면서 이런 즐거움도 있어야지." 했다. 난 시집에 흔적을 남겨달라고 했다. 두고두고 보려고.




햇살 아래서 펜으로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언니는 

박대표님이 들어서시고 내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감쪽같이 사라졌다. 


서촌에서의 돌연하고 신비로운 만남. 선물. 꿈 같은 오후. 




통영 동피랑 벽화길 - 달동네 꽃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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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오이소! 동피랑 몬당꺼지 온다꼬 욕 봤지예! 짜다리 벨 볼 끼 엄서도 모실 댕기드끼 어정거리다 가이소’ 자글자글 주름꽃 핀 할매의 다정한 목소리 들리는 듯하다. 이는 동피랑 마을에 설치된 통영사투리 간판이다. 표준어로 옮기면 ‘어서 오세요. 동피랑 언덕까지 오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별 볼거리가 없어도 마실 다니듯이 천천히 둘러보세요.’ 라는 뜻이다.

동피랑은 통영 중앙시장과 강구항을 품고 있는 하늘아래 언덕마을이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내다보이는 동쪽 벼랑(피랑)에 자리했다. 전망이 좋은 만큼 가파르다. 물길, 발길이 닿기 어려운 지형 탓에 일제강점기 때부터 부두의 막노동꾼, 지게꾼, 엿장수, 붕어빵 굽는 아낙 등 가난한 사람들이 판자촌을 이루고 살았다. 몇 년 전만 해도 통영사람들조차 동피랑을 모를 만큼 존재감이 없는 동네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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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옛 정취 간직한 역사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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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다’는 뜻의 이름에는 저마다 타고난 사명이 담겨있다. 땅이름도 그렇다. 인천(仁川)은 어진 내, 어진 흐름이다. 물길이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던 시절 인천은 근대화의 진입통로였다. 항구에서 받아들인 서구문물을 서울로 실어냈고 외지사람들은 여기서 성공하면 서울로 나갔다. 엄마처럼 정성스레 품어 내어주는 곳이 인천이었고 그 중심에 배다리마을이 있다.

배다리는 인천 동구 금곡동 일대를 일컫는다. 19세기 말까지 마을 어귀에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닿는 다리가 있어 ‘배다리’라고 불렸다. 유서 깊은 지명대로 배다리는 근대로부터 이어오는 삶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 창영초등학교, 여선교사 기숙사 등 100년도 더 된 건물과 옛 성냥공장, 양조장을 볼 수 있다. 인천항에서 일하던 인부들과 먼 뭍에서 물건을 떼러 온 상인들이 묵었다던 여인숙길, 1․4후퇴 때 생긴 60년 전통 한복길, 고서점길 등이 구불구불 실개천처럼 흐른다. 마을전체가 탁 트인 하늘 아래 전시된 생활사박물관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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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시장길, 시장 옆 한옥마을

[좋은삶공동체]

서울 인왕산 자락에는 작은 동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통인동,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체부동 등 골목길을 돌 때마다 지명이 바뀌는데 이 일대를 경복궁 서쪽이라 하여 ‘서촌’이라 칭한다. 이곳엔 한옥 300여 채와 사대문 안의 유일한 재래시장인 통인시장이 남아 있다. 개발과 속도를 피해간 도심 속 ‘올드타운’이다. 고풍스러운 멋을 간직한 서울의 시골길을 걸었다.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10여분 가면 왼편으로 ‘통인시장’ 간판이 보인다. 천장에는 눈비를 가리는 둥근 아케이드가 있고 통로 바닥은 매끈하게 다져놓은 신식 재래시장이다. 건어물, 채소류, 잡화류, 쌀, 떡볶이, 반찬을 파는 소형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가게 안쪽 온돌마루에는 꽃무늬나 땡땡이무늬 티셔츠에 보풀 일어난 카디건을 겹겹이 걸치고 목도리를 둘러맨 다음 원색의 긴 앞치마로 패션을 마무리한 아주머니들이 나른한 오후 2시의 가게를 지키고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신진 떡 방앗간> 김혜순 씨(55)는 가래떡을 기계에 넣어 금은보화처럼 쏟아지는 떡국떡을 비닐에 담고 있다.


“여기서 아들을 키워서 장가보냈어요. 오래 됐죠. 방앗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할 일이 무척 많아요. 바빠서 신앙생활도 못하죠. 친척들은 제가 주님을 안 믿어서 못사는 거라고 말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할 일이 태산인데. 어떤 때는 평생 이 고생을 해도 모아 놓은 것도 없어 속상하지만, 그래도 또 우리가 갈 때는 빈손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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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인쇄골목 - 삶을 실어 나르는 인생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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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꼬마 서넛이 팽이치기라도 할 것 같은 아련한 골목길이다. 낮은 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내려온 오후 두시의 도톰한 햇살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고인다. 그 좁다란 길 위로 머리에 쟁반을 인 밥집 아줌마가 잰 걸음을 옮기며 단역배우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종이를 실은 삼륜차와 오토바이가 곡예를 하듯이 서로 비껴간다. 양 옆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쇄소 미닫이 문틈으로 기계 굉음이 새어나온다. 허름한 골목길에 어시장 못지않은 활기가 넘친다.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비슷비슷한 골목길이 실개천처럼 이어지는 곳. 서울 충무로 인쇄골목 풍경이다.


영화의 고장답게 마치 거대한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충무로 일대에서는 각종 인쇄물만큼이나 다양한 삶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생이라는 장편영화를 찍는 주연배우들. 봄의 전령사 분장이라도 한 듯 꽃분홍색 니트 곱게 차려 입은 전명자 씨(61세)도 그 중 하나다. ‘한림제책’이라는 제본소를 85년부터 부부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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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원 환경을사랑하는학생전시회모임 - 원하는 것은 자연이다

[좋은삶공동체]

젊은 미술학도들이 하면 환경운동도 다르다. 딱딱한 문건, 식상한 구호 대신 재기발랄한 작품과 풋풋한 초록감수성으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한다. 세 번의 큰 전시와 크고 작은 게릴라 전시를 통해 에코세대의 소명을 다하는 그들은, 환경을 사랑하는 대학생 전시모임 ‘Green O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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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스장애인무용단 - "우리아이가 밝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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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가 알에서 깨어나는 새가 되는 거야.” 마루를 뒤덮는 살굿빛 커다란 천속에는 열 명 남짓의 아이들이 몸을 웅크린 채 모여 있다. 깊은 정적 속에 잔잔한 선율이 깔리는가 싶더니 아이들의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설핏 밖으로 새어나온다. 이불 뒤집어쓰고 잡기놀이라도 하는 양 마냥 좋은 이 아이들은, 오는 6월 6일 국제현대무용제 초청공연을 준비하는 필로스장애인무용단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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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마을극장] 15년 도심공동체 '즐거운 대형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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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도심의 기적으로 불리는 마을공동체 성미산마을은 이의 좋은 사례다. 15년 전부터 손 맞잡고 공동육아로 아이를 키우고, 먹을 것을 나누고, 승용차를 나눠 타더니 이번엔 “모여서 놀아보자”고 의기투합해 판을 짰다. 소통과 창조의 공간, 바로 성미산 마을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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