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세상 (87)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주노동자 '미누'의 구속이 나와 무슨 상관일까 한 사람의 이주노동자가 잡혀간다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수다체로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일까.” 13일 오전에 세미나 하러 연구실에 갔다가 정수샘에게 미누씨가 잡혀갔다는 얘길 들었다. 연구실과 한 공간을 쓰는 이주노동자방송국 MWTV에서 일하는 분이고 17년간 문화활동가로 열심히 일한 친구인데 어제 출근길에 연구실 앞에서 강제연행 됐다는 것이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낯은 익은 분이었다. 안타까웠다. 하지만 사실 요즘이야 천인공노에 어이상실할 사건사고가 하루걸러 터지는 지라 솔직히 말하자면 “나쁜 놈들이 참 가지가지 한다. 미누씨 불쌍하다.”는 탄식이 나오는 정도였다. 정수샘이 글 한번 써보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동하지를 않았다. 만약 정수샘이 잡혀가면 성명서 한바닥 절로 나오겠지만 난 그에 대해 아.. 봉하마을에 가다 그곳이 조금 쓸쓸해졌을 때 가려 했다. 피서철 해운대처럼 인산인해를 이룰 때는 굳이 가지 않아도 좋았다. 그곳이 마른 겨울 논처럼 적막할 때 한 번 찾아뵈려 했다. ‘언제 한 번 보자’라는 말로 전화를 끊은 것처럼 마음의 숙제로 남겨두었던 참이다. 친구가 모임에서 간다기에 내 자리도 하나 마련해 달라고 냉큼 부탁했다. 원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낡은 편지 하나 손에 쥐고 어릴 때 헤어진 아비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딸이 되어 기웃기웃 그 마을길을 홀로 걷고 싶었는데... 현실계에서 가능한 일이 적어질수록 영화적 상상력만 발달한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시댁식구들과 성묘를 마치고 귀경길, 천안 시내에 내렸다. 조신한 맏며느리에서 바람의 딸 유목민으로 모드변환. 내가 사랑하는 내가 되어 천안아산역에 당도했다.. 앎은 삶을 구원할 수 있는가 가을이 여성들의 계절이라 그런가. 연달아 여성들의 잔치가 열렸다. 목요일(17일)에는 여성연합 후원의 밤. 다음날에는 여성공동체 ‘윙W-ing’ 축제. 두 조직의 주축 세력도 열성 당원도 아닌데, 그러니까 굳이 꼭 가야만 하는 자리도 아니었는데 나는 거기에 있었다. 실뿌리로 엉킨 인연의 타래와 운명적 끌림 때문에 종종 그런 곳에 흘러들어간다. 봉은사의 밤과 신길동의 밤.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강남의 천년 고찰 미륵불 앞마당에서 열린 지식인 여성운동가들의 밤. 여성연합 후원의 밤에는 학계, 노동계, 문화계, 정계 등등으로 테이블이 배치될 만큼 유명인들이 다 모였다. 정갈한 유기농 뷔페 음식을 나누며 긴 시간 할애해 자리를 빛낸 이름을 소개하고, 요즘 상황이 힘들지만 그럴수록 더 사서 고생하자. 추운 겨울.. 촛불꼬마 규원이, 1년 후 모습 지난해 여름 어느 주말의 촛불집회.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이 참 많이 나왔다. 시위대 앞쪽에서는 강경진압이 시작됐지만 뒤편은 평화로웠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자꾸 카메라가 따라갔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던 중에 꼬마의 표정이 하도 똘똘해 사진을 찍었다. 아이 아빠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보내드렸다. 아이가 개념청년으로 잘 자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1년 후. 다시 아스팔트가 뜨거워지니 시리고도 후끈하던 촛불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오던 참이었다. 마음의 파장이 닿았던 걸까. 아이의 아빠가 '1년 전 메일을 보다가 생각났다'며 안부를 전해오셨다. 규원이는 미래의 개념청년을 향해 잘 나아가고 있습니다. ^^ 20년 뒤에도 이런 세상이 되어서는 안되겠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저의 세 아이 중에서 제일 어린 규.. 쌍용차 아내의 죽음, 슬픔과 우울증의 차이 아내가 자살했다. 쌍용차 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20일 낮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의 아내가 자살했다. 4살과 생후 8개월 된 아들이 둘 있다고 한다. 비극적이지 않은 죽음이 없겠으나, 핏덩이 남겨두고 간 엄마의 죽음처럼 서글픈 게 또 있을까. 죽는 순간조차 미련의 긴 그림자가 쇠고랑처럼 발목을 잡아대니 얼마나 육신이 무거웠을까. 얼마나 고개 아프도록 뒤를 돌아봤을까. 죽어서도 나비가 되지 못하는 무거운 몸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약하고 여린 새끼를 두고 떠난 에미일 것이다. “4일 전쯤 아내가 전화하더니, 울면서 그래요. ‘오빠, 거기 있으면 집도 다 뺏기고 감옥도 가고 회사에 다시는 다닐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처음으로 ‘나오라’고 애원했는데….” 오마이뉴스 ⓒ 안승권 아내의 장례식장 에 따르면, 아.. 87년 넥타이부대가 08년 유모차부대로 바뀐 까닭은 신자유주의는 '엄마'가 대세다. 유모차부대의 등장은 이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시대적 요청이다. 이제 ‘엄마’는 단순히 낳는 자와 기르는 자를 넘어 양육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 노동의 주체, 노동력 생산(출산)의 주체이자 사회변혁세력의 주체로 그 지위가 변화되었다. 사회적 관계구성의 중핵이 엄마로 바뀐 것이다. 왜 여성도, 모성도 아닌 '엄마'인가. 왜 '엄마'의 주체화에 대해 사유해야 하는가 90년대 IMF 이후 사회는 급변했다. 서민층의 실직과 가계부채증가로 무려 300만 명의 신빈곤층이 발생했다. 실직가장이 늘어나고 상시적 정리해고가 횡행하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업과 상인이 도산하고 개발의 역풍을 맞은 농어촌은 사라졌다. 아빠들은 일터에서 쫓겨났다. 그전까지 아빠는 .. 촛불공포증 MB '유모차부대'에 연연하는 이유 ‘경찰에서 소환장이란 게 날아왔습니다. 날더러 아이를 돈 주고 사와서 방패로 삼은 가짜 엄마라며 내 가슴을 찢었던 그 여자가 나를, 우리를.... 고소했답니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봅니다. -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 7월7일자 생활광고면에 나온 내용이다. 명함 반쪽 크기의 칸에 깨알처럼 적힌 글씨가 궁지에 몰린 유모차부대 엄마들의 갑갑한 처지를 말해주는 듯해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서울종로경찰서에서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 부대’ 회원 44명에게 도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일반교통 방해) 등으로 소환을 통보했다는 기사가 6일 보도됐다. 참말로 MB의 ‘촛불 뒷설거지’가 길어도 너무 길다. 요즘 말로 ‘뒤끝작렬’이다. 왜 저들은 빨간모자를 꿀꺽 삼키려는 늑대처럼 계속 유모차 주위를 배회하고 .. 노무현추모공연 - 권해효, 안치환, 신해철, 윤도현의 재발견 # 권해효 - 여성단체 홍보대사의 '즐거운 변신' “공연장소가 갑자기 바뀌어서 사실 걱정을 좀 했습니다. 온수역인데 옥수역으로 가시면 어쩌나...부천 성공회대인데 성공회 교구가 있는 서울 시청으로 가시면 어쩌나. 근데 여기까지 참 잘 찾아서 많이 들 와주셨습니다.” “우하하하하” 노란 풍선 물든 객석에서 큰 웃음이 터진다. 역시 권해효다. 이번 공연에 쟁쟁한 출연진도 많았지만, ‘권해효의 재발견’이라고 하고 싶을 만큼 그는 돋보였다. 특유의 위트와 진중함, 핵심을 전달하는 논리정연한 말솜씨, 안정된 발성까지 갖춘 완벽한 사회자로서, 장장 4시간 공연의 흐름을 잘 잡아주었다. 뿐 아니다. 중간에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열창해 좌중을 사로잡았다. “92년 장마 종로에서라는 노래였습니다. 17년 전의 이.. 이전 1 ···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