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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깃발유감, 자발적인 촛불 꺼뜨릴라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했으되...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날이 날이니만큼 얼마나 맛깔스런 ‘촛불밥상’이 차려질라나 싶어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 굵은 빗발이 쏟아졌다. 천둥 번개가 쳤다. 이명박 대통령의 100일 간 행태에 하늘도 진노하신 게다. 그래. 비야 내려라,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할지니. 역시나 광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촛불을 밝혔다.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달아오르던 즈음 다행히 비도 그쳤다. 그런데 우산을 접자 난데없는 깃발들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며칠 전부터 하나둘 깃발이 보이더니 이날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있었다. 사회자는 동맹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이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찬찬히 둘러보니 ‘의혈**’ ‘민족**’ ‘구국**’ 등 20년의 세월을 느낄 수 없는 ‘그 시절 그 깃발’들이었다. 다만 ‘구국의 애국대오 ***’은 영락한 조직의 실상을 반증하듯 깃발이 초라했다. 일부 운동단체와 정당의 깃발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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