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 인문학 "감옥 밖에서도 못 배운 걸 여기서 배줄이야"

[사람사는세상]

우리가 왜 우리가 인문학을 배워야 합니까?"

첫 강의시간. 한 재소자가 질문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국장이 강좌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와닿지 않는 눈치다. 연구공간 '수유+너머' 고병권 대표가 부연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삶의 기술'을 배워야 함을. 하지만 여전히 의아한 표정이다. 오 국장은 제안했다. 그렇다면 2주간 수업을 다 듣고 강좌가 끝날 때 그 질문을 다시 한 번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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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약속한 날이 밝았다. 20여명이 졸업식에 참석했다. 오 국장은 1기 과정을 무사히 마친 걸 자축하자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참, 어느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나중에 나가서도 이 책을 봐야 하는데 자료집에 '안양교도소'라고 쓰여 있으면 어떡하느냐고요. 제 실수입니다. 다음에 책 만들 땐 꼭 뺄게요. 우선, 수정액으로 살살 지우세요."


한 차례 웃음이 번졌다. 수강생들 표정이 성큼 찾아든 봄볕만큼이나 밝다. 심드렁한 질문은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예민하던 눈빛은 여유로운 웃음 세례로 활짝 옷을 갈아입었다. 평화인문학 강의가 진행된 2주 사이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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