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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깃발논쟁 그 후, 존재를 가리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지난 6월 4일 오마이뉴스에 ‘깃발들, 촛불 앞에서 착해지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 촛불집회 현장에 급작스레 불어난 노동자, 학생, 시민단체 깃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내용이었다. 당시는 촛불소녀들에 의해 점화된 촛불이 퇴근길 시민들의 참여로 힘을 받아 뭉근히 타오르던 즈음이다.

자발적으로 모인 발랄한 시민축제의 장에 80년대 깃발의 집단등장은 개인적인 판단으로 불편하고 겉돌았다. 촛불문화제의 동력인 무소속 ‘무명’씨들에게 ‘유명’한 단체의 깃발이 행여나 ‘담장’이 되어 자발적인 발걸음을 막을까, 촛불의 외침을 가릴까 싶어 염려스러웠다.

‘낡은 깃발’로 표상되는 실체 속에서 내가 본 것은 진화할 줄 모르는 ‘진보’세력의 운동방식이다. 조직화된 깃발의 세몰이로 승리를 쟁취했던 과거와는 다른 투쟁 양상이므로 깃발도 좀 가볍고 화사한 차림으로 시민축제에 어우러지길 바랐다. 그 글에 대한 반응은 극단으로 갈렸다. 찬반 의견으로 드러난 ‘깃발’에 대한 오해를 넘어 ‘촛불’의 이해로 가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