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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학부모, 교사, 입시전문가 '공교육 정상화' 논하다


 
교사, 학부모, 입시전문가 등이 모여 평소 고민하던 공교육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예상대로다. 4·15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학교상황은 더 황폐해졌다. 그나마 형식적으로 유지되어왔던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는 사라졌다. '점수 기계' 양산을 위해 학교가 학원을 벤치마킹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한 중학교의 방과 후 교실안내 가정통신문에는 '단과반' '종합반'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교장은 '경영마인드'로 아이들을 교육하겠다고 공공연히 호언한다.

소위 '수준별 이동학습'은 성적 하위권 아이들의 격리효과만 낳았다. 세심한 배려와 정밀한 지도가 필요한 하(下)반은 정교사가 아닌 외부 '강사'가 맡는다. 상(上)반에는 40명이 모여 있다. 상위권 아이들조차도 양질의 차등수업은 언감생심이다. 결정적으로 수업은 따로 받지만 평가는 상중하반 모두 같은 시험지로 본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교실을 옮기느라 수업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아이들만 상처받았다. 일선의 교사와 학부형은 애가 탄다. 

필자는 이들 간의 만남을 주선했다. 교육의 문제는 교육의 주체가 교육의 현장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중1·초5 자녀를 둔 학부형 장정아씨, 천안 성정중학교 도덕교사 정행복씨(9년 차), 서울 s여고 영어교사 김민아씨(가명·10년차)와 입시전문가 이범씨가 만났다(필자의 지인들로 서로 초면이다). 평소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고 각자 삶에서 풀어낸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범씨는 "4·15학교자율화는 '교육청과 교장의 자율화'일 뿐, 교사와 학생의 자율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교장·교감 평가제 도입 등 교장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형 학교체제의 권력구조 개편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지난 1일 경복궁 길담서원에서 나눈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