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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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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실천은 기본적으로 ‘망설임들’로 꾸며진다 집앞 버스정류장 앞에 허름한 가게가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천막을 치고 만든 점포니까 번듯한 가게도 그렇다고 노점도 아니다. 그 경계에 자리한 좁고 긴 가게에서 야채, 과일, 잡곡, 약초, 그리고 반찬을 판다. 노모와 다리가 불편한 중년 아들이 주인인데 무척 부지런하다. 저녁 8시쯤에는 폐점 준비로 물건을 천막으로 덮어놓고도 남은 찐옥수수 한봉지를 팔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있곤 했다. 추운 겨울에는 군밤을 그렇게 악착같이 팔았다. 며칠 전, 버스를 기다리며 보니 매대 물건이 바뀌었다. 여름 내 팔던 천도복숭아 대신 양파가 분홍바구니에 담겨 나란히 놓여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은 절룩거리며 매대에서 양파 바구니 위치를 계속 옮겼다. 얼핏 보기에 갯수도 크기도 비슷한 그것들을 하나 빼서 앞에 두었다가 뒷줄..
호모북커스 저자와 함께 읽기 - 글쓰기의 최전선 작년에 회사 다닐 때 하고싶었던 일이 국내 '작은' 북카페-서점-도서관-출판사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다. 작은 것들을 잇고 이어 총총한 작은 책방 별자리지도 만들기. 결국 그건 못하고 일인출판사 도서목록 하나 허둥지둥 제작하고 나왔지만, 그 꿈이 그리워 나는 요즘 작은 책방을 찾아 다닌다. 상상에서 현실로의 답사. 역시나 다락방처럼 은빛 먼지 입자가 내려앉은 작은 책방은 내겐 너무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지난주에 역촌역 북카페 '북앤카페 쿠아레'에 이어, 8월 마지막 날엔 대학로 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에서 독자들과 낭독-담소 모임을 가졌다. 입구에 붙어 있는 수작업 포스터부터 환대의 기운 물씬하니 얼굴이 절로 붉어지고 낯선 이, 아는 책, 서툰 말이 오가는 시간은 마냥 수줍게 흐른다. '희망없는 것..
북바이북 작가번개 "삶은 나날들이 아니다. 삶은 밀도다." - (조에 부스케, 봄날의책) 중에서 글쓰기의 열망들, 밀도 높은 시간의 기록. "글쓰기는 노역이다. 글 쓰는 고통보다 글 쓰지 않는 고통이 더 클 때만 쓸 수 있다. 글을 써야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길. 쓰고싶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진심을 다해 말하지만, 그래도 말을 '많이' 하고 나면 황지우 시구처럼 "하루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다정하게 단체사진
공부의 양과 삶의 맥락 평범한 여성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그들의 인식 능력과 지적 적용력에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반면 전문직 종사자나 여론주도층 인사들은 강의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말한다. 첫장에 나오는 일화다. 나도 글쓰기 수업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보니 정말 그랬다. 넓은 의미의 주부들은 문학, 철학, 사회학 등 텍스트 이해가 빨랐다. 왜 일까. 사회적 약자로서 정체성의 힘 같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림하는 건 타인과 부대낌의 연속이다. 불가해한 남편과 행복과 번뇌의 근원인 아이들. 시금치도 싫어지게 한다는 시댁식구들부터 이웃들까지 면면이 다 다르다. 그 모든 관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해석노동과 정서노동을 피할 수 없다. 꼭 주부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돌봄노동을 하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북앤카페 쿠아레+ 호모북커스+ 북바이북 작가와의 만남 작은 동네서점 세 군데에서 담소회 같은 강연을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 오세용 ^^ 8/26 수요일 [낯설지만 꽤 괜찮은 만남]https://www.facebook.com/bncquoirez 8/31 월요일 호모북커스 저자와 함께 읽기https://www.facebook.com/longman7/posts/940653689334255?notif_t=like_tagged 9/3 목요일 [북바이북 작가번개]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ookbybook&logNo=220449634411
8/20 벙커 특강 안내 내가 만약 어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글 쓸 일이 있는데 A4 한페이지 채우는 게 엄두가 나지 않고무언가를 쓰고 싶어도 첫문장이 당최 나오지 않아 글쓰기를 '나중에'로 미루기를 반복하는그대들을 위한 벙커1 추천 강의. 특히 다음 두 경우가 당신의 이야기라면 주목. -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우주의 섭리를 해명하는 일처럼 막막했다. - 내 몸을 밟고 지나가는 감정을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허나 글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쓰기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글 쓰는 일을 크나큰 압박, 인생의 숙제로 대해 온 태도에 옆구리를 푹 찔러줄 글쓰기의 효능을 두가지만 맛보자. - 글을 쓰면서 생각을..
2015 하반기 은유의 글쓰기 - 여성, 몸, 언어 2015 하반기 은유의 글쓰기 - 여성, 몸, 언어 이 강좌는 집중적으로 읽고 쓰고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글쓰기 계속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각자 맡은 부분을 정리하며 한 가지 질문–문제의식-을 제시해서 발표합니다. 그 다음 주에는 자기 질문을 자기 삶으로 풀어내는 글을 한 편씩 씁니다. 2015년 하반기 수업의 주제는 여성, 몸, 언어입니다. 나의 몸부터 삶의 자리까지 자기 언어로 생각하고 설명하고 글로 써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시 : 8월25일부터12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7시 30분~10시 (9/29 추석 휴강) 장소 : 서울메트로2호선 홍대입구역 ‘어슬렁정거장’ (도보 3분) 수강료 : 18회차 36만원 + 매차 시 일인일메뉴 (최저 아메리카토 4천원~) 정원 : 12명 /..
감응의 글쓰기 3기 모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