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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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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예스24 직원이 뽑은 '올해의 저자' 누군가에게 내가 '올해의 저자'라는 사실이 낯설고 멋쩍다. 근데 쫌 자랑하고 싶다. 야단스럽지 않게. 국내 내로라 하는 저자는 다 만나고 다니는 분이 나를 택해주다니 으쓱한 거다. 이상한 얘기지만, 무명 작가인 내 책을 '굳이' 읽는 독자들에 대한 신뢰가 나는 있다. 드물게 '발굴 독서'를 하는 분들이니까. 새해에 더 좋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송구영신의 밤.---------------------------------------------------------------------------------------------------------------------------------------- 우리는 ‘책’을 통해 글자를 읽지만, 동시에 저자를 읽는다. 사람이 없으면 글자도 없고 문장도 없고 책..
기억하고 기록하는 엄마들 "세월호 이후 만든 글쓰기 모임이에요. 거기서 이 책을 읽었어요. 모임 이름이 필공사에요." 필은 쓰기를, 공사는 세월호가 일어난 4월을 뜻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글쓰기 특강을 했는데, 그 자리에 분홍옷 입은 돌도 안 된 아기와 아기 엄마가 청중으로 참석했다. 아기는 울지 않았다. 2시간 동안 유모차와 엄마품을 오가며 맨 뒷자리를 지키다가 강연이 끝나고 내게 왔다. 몇몇 분들과 책을 들고 사인해달라며 '모임 친구들'이라고 소개하고 기념 사진을 찍자고 했다. 들썽들썽 흥겨웠다. 집에 와서도 이틀 내내 생각났다. 아기를 안고 공부하러 다니는 아기 엄마의 활달한 말투. 품에 폭 안기던 순둥이 아기. 항상 수업태도 양호하다며 아기를 예뻐라 챙기는 아기엄마 친구들의 다정한 눈빛. 세..
알라딘 올해의 책 - 글쓰기의 최전선 후보 이 저에겐 올해의 책입니다. 라고 말해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진짜 그런 거면 투표도 해주세요. ^^ 저도 하고 싶은데 차마 제 책에는 못하겠... -.-; http://www.aladin.co.kr/events/award/2015/vote.aspx?start=we 인문/사회/예술/종교 분야에 후보로 올라가 있습니다.
감응의 글쓰기 3기 - 한옥펜션 우중 엠티 장면들 한옥 도착 기념 독,사진 선 합평 후 유흥 엠티에서 '가족오락관' 해보기는 또 처음. 무척 재미났다. 웃자고 하는 게임 죽자고 임한 학인들. 술자리 및 집담회. 대가족 같은 연령대 구성 다음 날 아침 기념촬영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한 ‘우중 엠티’라고 페이스북에 호들갑스럽게 글을 올렸더니 어느 분이 어디서 근거한 말이냐고 물으시길래 제가 지어냈다고 실토했습니다. 처마 끝에 비 떨어지는 소리, 슬레이트 지붕 위로 비 쏟아지는 소리, 대지에 비 내려앉는 소리, 밥 끓고 고기 익고 술 넘어가는 소리가 저를 안 신중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네요. 마지막이라서 그리고 네 편이라서 더 귀했던 글. 하얀 종이 들고 품위를 지킬 수 있어서 스마트폰 켜고 이색체험 합평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남은 시간은 서로의 삶을 ..
감응의 글쓰기 4기 시작합니다 지식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벌써 네번째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번에는 여러가지 여건상 실험적으로 평일반/주말반 나눴습니다. 둘다 오후 2시에 시작입니다. ^^
10/3일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인문적 자서전을 쓰자 제 11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 글쓰기 강연을 합니다. 10월 3일 토요일 7시반. 상상마당 4층이에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 오세요. ^^ 아래 댓글로 메일 주소 알려주시면 제가 티켓 보내드릴게요.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몇 해 전 탤런트 최불암 씨를 인터뷰했다. 실제로 뵈어도 ‘전원일기’ 김회장님처럼 푸근하고 구수한 말투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당신의 연기인생을 회고하면서 이런 말을 터놓았다. “배우는 하얀 도화지여야하는데 나는 이제 신문지처럼 글자가 많은 종이가 된 것 같아요.” 연극무대의 독백처럼 유독 쓸쓸하게 들리던 그 말, 도화지가 아닌 신문지. 그건 그러니까 나였다.나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주로 인터뷰를 맡아 했다. 인터뷰는 다른 사람의 삶을 내 삶으로 읽어내는 일이다. 삶을 보는 눈이 있어야하고 들을 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말이 들리지 않았다. 내 몸이 이미 판단들, 생각들, 입장들로 꽉차 들을 수 없는 몸이 된 거 같았다. 몸이 말을 튕겨냈다. 겨우 말이 들어오면 구토감이 났다. 급..
나의 화두, 글쓰기 수업 발간 이후, 그러니까 요즘 제 화두는 글쓰기-수업이다. 나의 글쓰기-수업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이것도 생명체인데 끝이 있겠지. 언제 어떤 순간에 ‘그만’ 해야할까. 가장 사랑할 때 헤어질 걸 염려하는 사람처럼 고민한다. 그리고 이런 결론을 내려보곤 한다. 이 글쓰기-수업에서 아무런 긴장과 갈등이 생기지 않을 때, 다른 생각 다른 의견이 일어나지 않는 불모의 시간일 때, 서로 마음이 착착 맞아 너무 좋기만 할 때, 내가 확신에 차서 ‘직업적 능청’을 떨고 있다고 생각될 때… 어제는 수업 마치고 오는 길에 ‘당분간은 계속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먹고사는 문제로 엮이지 않은 관계 속에서 이런 정신적 긴장과 자극을 느끼는 건 흔치 않은 기회다. 마음 묵직한 몇 가지 지점이 있긴 하지만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