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의 최전선

(156)
학부모에게서 온 편지 어제를 동여맨 귀한 편지를 받았다. 학인과 父母가 쓴 짤막한 메시지가 선물과 함께 들어있었다. 부모님에게 편지를 받은 건 처음이다. 넘나게 황송했다. 울 학인은 21세. 지금 수업에서 최연소다. 참여도는 최우수. 지난 시수업에서는 유일하게 기형도의 '10월'을 (조사 하나 안 틀리고) 암송해왔다. 나이 많고 삶에 지친(!) 30-50대 틈에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재밌단다. 하긴 나이로 권력질 하는 사람만 없으면 나이는 그냥 숫자다. 지난주 뒷풀이에서는 엄기호 글 '사랑과 난입'을 안건으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그 글에 문제다, 아니다, 어떤 반론이 있었다, 쟁점을 비켜갔다, 엄은 이성애남자중에 젠더감각 제일 좋다... 품성론까지 말이 번지고 목소리가 커지자 '젠더트러블'을 우려한 내가 수다-토론을..
춘천 나들이, 인문학카페 36.5 강연의 기록 지난 5월 20일, 춘천 인문학 카페 36.5 에서 강연을 했다. 카페 지기 휴마가 나와 함께 '감응의 글쓰기' 수업을 했던 학인이다. 3기 반장이었다. 나도 꼭 한번 가보고 싶었고, 휴마도 꼭 한번 나를 부르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제야 성사된 자리다. 춘천 가는 길, ITX청춘열차 2층 창가에 앉아 아직은 남아 있는 강변의 5월 연초록 잎새들을 눈에 담았다. 남춘천 역 앞에서 춘천이 고향이자 일터인 역시 감응의 글쓰기 벗을 만났다. 오늘은 자기가 이 구역 매니저라며 너스레를 떠는 그와 춘천막국수랑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강연 끝나고 차까지 얻어 탄 덕에 빠르고 안전하게 집 앞에 도착했다. 내릴 때 군대 가는 덕윤이 먹이라며 닭갈비를 포장한 하얀 스티로폼 아이스박스를 건네주었다. 뭉클한 마음. 이것은 얼마만..
감응의 글쓰기 6기 시작합니다
글쓰기 수업이라는 직업 목이 아프다. 오랜만에 4시간 수업을 했다. 그동안 3시간 수업을 목표로 해도 늘 10~20분은 예사로 늦어졌는데 오늘은 초과했다. 4시간 되는 거 훌쩍이다. 근데 끝나고 뒷풀이를 또 그만큼 했다.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8시간 동안 같은 사람들이랑 있었다. 말하고 생각하고 뭉클하고 초조하고 골똘하고 귀담았다. 입이 아프다. 하도 웃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온몸으로 사는 시간. 사는 것 같이 사는 기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나는 종종 내가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나면 힘이 부치기도 한다. 시늉 할 수 없고 공식처럼 적용할 수 없다. 매번 새로운 글 새로운 국면이 닥치고 그것을 넘는다. 수업이 끝나면 기분이 붕 뜨고 몸이 축 쳐지고 이상한 분열을 겪는다. 집에 오면..
네이버 쉼 - 글쓰기의 최전선 네이버 쉼 코너에 이 소개되었다. 봄옷 새로 갈아입고 나온 느낌.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770182&memberNo=11227948&vType=VERTICAL
감응의 글쓰기 4기 수업 사진 이상 토요반 수업사진, 뒷풀이 사진, 엠티 사진 대방출 수요반 엠티사진 - 이태원 개수작하우스
감응의 글쓰기 5기 수업 합니다 지식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하는 수업, 벌써 5기네요. 이번에는 토요일 수업만 있습니다. 3월 5일 개강합니다. ^^
[강좌안내] 메타포라 2016년 상반기 - 기억, 사람, 기록 * 이 강좌는 긴 호흡의 공부를 위해 제가 장소를 대여해 기획-진행하는 장기 프로그램입니다. 2015년 하반기 '여성, 몸, 언어'를 주제로 수업을 마쳤고 다시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기록에 관심 있는 분들 같이 공부해요. ^^ 기억, 사람, 기록 - 삶을 기억하고 시대를 기록하다 산다는 것은 밀려오는 사건을 받아들이는 수락의 여정이다. 때로 어떤 일은 삶보다 커서 존재를 덮어버리곤 하는데 그럴 때 사람들은 말을 하고(기억하고) 글을 쓴다(기록한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짓누르는 일이 내가 다룰만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참혹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인류 역사에서 빛나는 기록이 남겨진 이유일 것이다. 인간은 그렇게 자기 존엄을 지켰다. 재난의 일상화 시대는 우리에게 삶을 기억하고 현장을 증언하는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