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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김귀옥 교수 - 한국전쟁에 한국군위안부 있다


과거의 풍경들이 솟아올라 하나 둘 섬을 만든다
- 최영미 <속초에서> 중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은 지난 6월 25일까지, 그는 누구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한성대학교 연구동 805호에는 방송사 카메라가 찾아와 전쟁과 분단을 물었다. 각종 학술행사와 원고청탁이 밀려왔다. 이유가 있다. 한국전쟁을 전공한 학자는 많지만 젠더(gender) 관점의 평화 연구자로서 김귀옥 교수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는 한반도 분단 역사에서 민중, 여성이 당한 역사적 고통을 집중 연구해 남성중심의 기성 정치사에 균형을 잡아주었다. 그동안 그 실체가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북파공작원과 민간인 납치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월간 <말>지와 <민족21> 등에 기고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지난 2002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5회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 국제심포지움'에서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위안부가 있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아사히신문과 오마이뉴스에 동시에 보도됐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국내 주요 일간지와 뉴스에서도 이 충격적인 사실을 다뤘다. 하지만 한국군의 치부를 건드린 논문은 곧 역사의 뒤안길로 치워졌다. 국방부 자료실에 비치되었던 한국군위안부 관련 자료의 열람이 금지됐고,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대학 당국에서는 ‘조심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