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삶, 학자적 삶에 대하여

[니체의답안지]

니체 공부하면 행복해져요? 누가 물었다. 순간, 당황했다. 흑마늘의 효능을 묻는 것이나, 요가하면 살 빠지느냐는 질문처럼 들렸다. 단답형의 명쾌한 답변을 해줘야할 것 같은데 확신이 없었다. 니체가 행복의 특효약이라면 이론상으로는 우리나라에 내로라하는 니체전문가들. 번역자들이 가장 행복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머뭇거렸다.

니체를 읽으면서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느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은 엄청 괴롭고 자학했다. 문장이 난해하고 맥락이 안 잡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좋으니까 봤겠지. 어려워서 낑낑대고 열 불나는 ‘스팀현상’이 은근히 중독성 있다. 끝 맛이 달달하다. 어떤 사람이 자기 시대와 전면적으로 대결하면서 세계와 인간을 치열하게 분석하고 자신만의 사상적 결과물을 정리했다는 게 보통 생의 의지는 아니지 않나. 그 에너지가 주는 힘이 큰 거 같다. 고생 끝에 산에 올라 대자연의 품에 안기면 기운이 나는 것처럼. 다른 산에서 보는 풍광은 어떨지 궁금해서 도전해보고 싶고, 힘든 길 같이 올라간 친구들과도 정이 흠뻑 들고. 그 과정이 고통이면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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