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카메라를 들고 떠난 그녀의 색계(色戒)

[극장옆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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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 ⓒ씨네21

언젠가 말씀드렸지요. ‘부치지 않은 편지’는 제가 가장 아끼는 노래입니다. 아마도 ‘부치지 않은 편지’를 쓰게 되려고 그랬나 봅니다. 오늘은 가시나무새처럼 슬프면서 파랑새처럼 희망어린 어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잿빛 톤에 잔잔한 격정이 흐르는 포스터에 끌리듯이 보게 된 영화는 <퍼>라는 작품입니다. 주연배우가 니콜 키드먼이었습니다. 그녀는 <도그빌>과 <디아더스>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그녀가 꼭 몇 백 년 된 나무처럼 크게만 보였던 영화였습니다. 시선을 던지거나 움직일 때마다 대숲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도 그녀는 큰 배역에 도전했더군요.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허문 사진가 디앤아버스

퍼는 디앤아버스(1923-1971)의 전기 영화입니다. 사실 디앤아버스라서 좀 놀랐습니다. 그래요. 디앤아버스는 꽤 유명한 사진작가죠. 장애인, 기형아, 성전환자 등을 대놓고 찍었던 용감한 그녀. 음지식물처럼 어디선가 숨어 지내던 그들을 액자에 담아 양지바른 곳에 데려다놓았습니다.

그녀를 일컬어 다큐사진을 거대담론에서 한 개인의 심리로 옮겨왔다고도 하고 아름다움과 추함,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질문을 던졌다고도 하대요. 암튼 디앤아버스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 사진가입니다. 그리고 그녀 덕분에 저 또한 불편한 진실을 아프게 환기했습니다. 원래 불편한 건 미세한 통증을 동반합니다. 신경이 쓰이고 은근히 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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