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이라는 직업

[글쓰기의 최전선]


목이 아프다. 오랜만에 4시간 수업을 했다. 그동안 3시간 수업을 목표로 해도 늘 10~20분은 예사로 늦어졌는데 오늘은 초과했다. 4시간 되는 거 훌쩍이다. 근데 끝나고 뒷풀이를 또 그만큼 했다.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8시간 동안 같은 사람들이랑 있었다. 말하고 생각하고 뭉클하고 초조하고 골똘하고 귀담았다. 입이 아프다. 하도 웃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온몸으로 사는 시간. 사는 것 같이 사는 기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나는 종종 내가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나면 힘이 부치기도 한다. 시늉 할 수 없고 공식처럼 적용할 수 없다. 매번 새로운 글 새로운 국면이 닥치고 그것을 넘는다. 수업이 끝나면 기분이 붕 뜨고 몸이 축 쳐지고 이상한 분열을 겪는다. 집에 오면 시체처럼 멍하니 누워 있다. 그렇게 10차시 수업이 끝나면 사랑하다 헤어진 것처럼 허전하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좋으니까 좋은 만큼, 가야할 때를 고민한다. 억지로 글을 쓸 수는 있어도 억지로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관계에 몰입할 수 있는 체력과 염력이 남아있을 때가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다. 은퇴 시기는 학인들과 관계 안에서 분명해질 것같다. 그게 언제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오늘 수업에는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읽었다. 좋은 책은 삶을 통째로 흔든다. 다같이 여운에 휩싸였다. 한달 뒤 엠티를 가는 특이한 학사일정으로 단기방학에 들어가는 학인들과 교실에서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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