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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눈꽃세상에서 일박이일 엠티

2013. 12. 14-15 글쓰기의 최전선 7기 엠티. 거꾸로 스케치

 

 

집으로 오는 열차 안. 순대국밥 먹고 서울행 열차를 출발 3분전에 슬라이딩 해서 도착한 우리는 한줄을 통째로 차지하지 못하고 세명, 네명미 나누어 마주보고 앉았지요. 서로 상대편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 이 사진들이 저는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사랑의 거리 때문일까. 어쩐지 쓸쓸하기도 하고. 암수 서로 정다워라에 버금가는 금실이 느껴져요. 여행 후의 노곤함. 그 노곤함 만큼의 친밀감이 묻어난달까. 품에 안은 신문지로 싼 허브 화분까지. 총체적으로 훈훈합니다.

 

 

점심 먹으로 순대국밥집 가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 눈꼽 떼자마자 그림을 그렸지요. 유치원 미술시간처럼 크레파스 늘어놓고 옆으로 돌리면서 선에 선을 덧대고 색에 색을 입혔습니다. 화가들이 기초 윤곽 잡아주고 계속 성형 보정 해가면서 그린 결과 용케도; 당사자와 비슷한 어떤 형상이 나왔습니다. 인물의 특이성을 잘 살린 케리커쳐라고 하기엔 동화적인 느낌의 그림이 되었죠. 낙서와 초상화 사이.

 

 

눈밭에 태어나서 처음 '벌러덩' 누웠드랬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숫눈길. 누가 누워야지? 해서 저요! 하고 나간 겁니다. 뭐, 옷이 두꺼우니 차가움을 느낄 수도 없고 약간 폭신한 것이 누워볼만 했습니다. 눈들에게 미안하죠. 엄청난 생의 무게를 안겨줬으니. ㅋ 저 사진을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대락 2주간 사용했는데, 한마디씩 말을 걸더군요. 대략 "젊게 산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답했지요. 뼈에 바람 들기 전에 누워봤노라고.

 

 

 

이불 덮고 몸을 녹이면서 수다 떠는데 영화처럼 창밖으로 탐스런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지훈샘 방글라데시 다녀온 모험담 완전 흥미진진한 이야기 듣고 바로 산책 나가서 눈놀이를 즐긴 거죠. 오랜만에 아이처럼 ^^ 

 

 

천안 숙소에 도착해서 입실 전에 바로 기념촬영

 

 

2013년 심심하지 않게 같이 놀아준 나의 친구들, 고마워요. 

새해에도 친하게 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