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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옆소극장

에브리바디 올라잇 - 여성가족에게 희망을


남자는 다 그래

지난겨울 스위스 갈 때 일이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남편친구가 나와서 수속을 도와주었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가급적 가방을 줄이라'는 충고에 따라 짐을 통폐합하다가 비행기에서 읽을 책들을 테이블에 올려놨다. 그중 한 권이 <노동을 거부하라>다. 남편친구가 대뜸 묻는다. “아직도 이런 책 읽어요?” 남편친구는 연애할 때부터 나랑 정치적 문화적 취향이 같아서 대화가 통하던 소설가 지망생이다. 난 독일 맑시스트 그룹에서 쓴 건데 재밌고 명료하다며 일독을 권했다. 책을 뒤적이던 그가 웃으며 한다는 말. “어휴, 마누라가 이런 책 읽으면 힘들겠다~” 
 


순간 당황했다.“이게 왜요, 가사노동을 거부할까 봐요?ㅋ” 동시에 남편의 얼굴이 말풍선으로 떠올랐다. 남편은 또래집단에 비해 기적적으로 가부장지수가 낮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 으스댄다. 자기 같은 남편은 없으며, 친구들이 자기한테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사느냐고 가엾게 여긴다나 뭐라나. (아들과 산악바이크 타는 남편. 딸내미는 아빠처럼 재밌고 순한; 남자랑 결혼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