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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선셋책방

<에티카> 능력이 곧 자유다

니체는 자기보다 300년 전에 태어난 스피노자를 벗으로 삼는다. 니체는 한 편지에서 스피노자는 자신의 선구자이며 그로 인해 이제 자기 혼자의 고독은 두 사람의 고독이 되었다고 열띤 어조로 고백했다고 한다. 다른 듯 닮은 두 사람. 니체는 신을 부정하고, 스피노자는 신을 긍정했는데, 공통적으로 삶을 사랑했다. 스피노자 철학 역시 삶을 왜곡시키고 파괴하는 모든 초월적 가치와 도덕에 반대하는 내재성의 철학을 전개했다. 니체가 우레와 같은 호통과 아름다운 은유의 방식으로 역설한다면 스피노자는 점잖고 집요하고 치밀한 학자스타일이다. 주석달고 증명하고 정리한다.


“자연(신)은 아무런 목적도 설정하지 않았다” 자연은 인간이 자연에 부여한 목적과는 무관하게 존재한다. 우리는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한가에 따라 좋은 날씨와 나쁜 날씨를 구분하고, 해충과 익충을 가른다.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돼야하는 ‘미’성년이다. 이처럼 하나의 목적에 갇히면 사물은 언제나 고정된 하나의 본질만을 갖고 그러한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미완의 존재가 된다. 목적론적 사고는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