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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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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산악인 - 자강최강, 자신을 이겨내는 게 가장 강한 것 엄홍길은 산악인이다. ‘신들의 영역’이라는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6곳을 세계최초로 완등했다. 이 전설의 기록은, 생사의 갈림길에 가장 많이 놓였다는 뜻이며 공포와 고독의 밤을 가장 많이 지새웠다는 얘기고 자신을 가장 많이 버렸다는 것이며 희망의 발걸음을 가장 많이 내딛었다는 증거다. 자강최강 결국,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강한 것이라고, 최고의 산악인은 말한다. “어려서부터 산자락만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했어요. 고향에 온 듯 어머니 품속에 온 듯 온 천지가 내 세상 같았죠. 도시문명 속에서 지식을 얻었다면 산은 그 이상의 내면의 성찰, 삶의 방식이나 지혜를 깨닫게 해주었죠. 산은 제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준 위대한 스승입니다.” 엄홍길에게 산은 놀이터였다. 세 살 때 서울로 상경하여 지금의..
신근정 환경운동가 - 큰아이 자연요법으로 아토피 완치 10년차 환경운동가인 그가, 일상과 육아에서 친환경 살림법을 추구하는 에코맘이 된 것은 첫 아이의 아토피를 치료하고부터다. 채식과 풍욕, 모유수유 등 자연요법으로 빨갛고 꺼슬꺼슬하던 아이의 피부가 촉촉한 우윳빛이 되었다. 물․ 바람․ 햇빛․ 땅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우친 그는 더 많은 이들과 에코라이프의 생생체험을 나누고자 을 냈다. 어디다 시선을 두어도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4월. 얼마 전 내린 봄비로 바람은 한결 상큼하고 초록빛은 더욱 싱그럽고 흙은 보슬보슬 윤기가 흐른다. 신근정 씨는 오후 세시의 황금빛 태양을 등에 이고 청계산 자락에서 텃밭을 가꾸기 바쁘다. 겨우 손톱만한 새순을 내밀었던 신선초, 치커리 등 쌈 야채가 쑥쑥 자라 제법 어엿한 식물의 몸매를 자랑한다. 옆 빈자리에 흙을 파서 땅콩모..
조민아 뮤지컬배우 - 인기와 돈보다 내인생의 주인공 되고파 확실한 건 없었다. 오직 자신에 대한 ‘믿음’과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도전했다. 혈혈단신 지하철에 몸을 싣고 평범한 삶을 배우고자 애썼고, 가장 일찍 나와서 연습하고 제일 늦도록 무대를 지켰다. 그러길 4년. 인기 절정에서 재계약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에 접어든 쥬얼리의 전멤버 조민아는 어느덧 뮤지컬계의 빛나는 ‘보석’이 됐다. “그동안 후회라는 말을 한 번도 써 본적이 없어요” 뮤지컬 가 공연 중인 한전아트센터 대기실. 방금 전 분장을 마쳐 바비인형처럼 보이는 그녀가 밝은 표정으로 당찬 소신을 밝힌다. 4년 전, 화려한 가수생활과 팬들의 환호를 등지고 거의 무명에 가까운 뮤지컬 배우의 길에 접어든 조민아는 벌써 여섯 번째 작품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의 미미 역할을 맡는 등 눈부신 기량을 꽃피우고 있..
이명진 게임개발자 -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게임 만화가이자 게임개발자 이명진 씨는 동안의 앳된 외모다. 꿈꾸는 듯한 눈빛의 그는 어디론가 금세 날아가 버릴 듯한 피터팬의 태를 지녔다. 그에게 삼십대라는 옷은 아직 헐렁해 보인다. “성장기에 잠을 제대로 잤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키가 컸을 것”이라는 말로 그는 몸에 얽힌 사연, 아니 만화가로서 고단했던 성장기를 술회했다. 어릴 때 형이 빌려온 만화책을 보고 달력뒷면에 베껴 그리기 시작했다. 학교 들어가서는 연습장에 만화를 지어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또 책받침도 만들어주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화로 쓱쓱 지어내 전달할 수 있는 게 너무 재밌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갈수록 만화에 빠져든 그는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궁여지책으로 새벽 3시에 일어나 어머니의 기상시간 전까지 3시간..
김선혜 음악치료사 - 음악, 치료, 봉사 '희망의 삼중주' 어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고 했다. 김선혜 씨는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르게 살 자신이 없을 때 마흔이 되었다.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가이드라인을 그어놓고 음악치료사의 길로 뛰어든 그녀. ‘음악’이라는 예술과 ‘치료’라는 과학, ‘봉사’라는 뜨거운 가슴이 어우러져 ‘희망의 삼중주’를 연주 한다 영혼의 동요를 잠재우는 영약(靈藥)을 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친 김선혜 씨는 크로마하프도 배울 만큼 음악에 대한 재능이 남달랐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과 불투명한 장래성을 이유로 음대진학을 포기하고 사학과를 택했다. ‘피아노 치는 역사선생님’이 된 그녀는 4년 간 교편을 잡다가 육아에 전념키 위해 학교를 그만두었다. "전업주부가 되어 집에만 있었지요..
송씨 경비원 - "경비복 입은 만큼 확실히 일한다" 송씨는 3년 전부터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예순 넷의 나이라면 대부분이 일선에서 물러날 때이지만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뭐든지 해야 한다" 생각했고 마침 친구의 소개를 흔쾌히 수락해 일하게 됐다. 그는 경비복을 입은 만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잠시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지 않는다. ‘도난, 재난, 침략 따위를 염려하여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살피고 지키는 일’이란 경비의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자신의 일터에서 구현한다. 그의 담당구역은 60가구이다. 스무평이라서 신혼부부와 근처에 자식들을 둔 독거노인 가구가 많다. 때문에 혹여 노인네들에게 급작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그는 잠시도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상이 하도 험하고 이상스러운 경우가 많이 발생하므로 수시로 아파트를 ..
김경희 간호사 - 옆 사람 행복하게 해줘야 좋은 간호사 25년차 간호사에게 생동하는 새봄의 기운이 넘친다. 환자들의 손만 잡아줘도 혈압이 ‘뚝’ 떨어지니 하루하루가 즐겁단다. 토요일 의료봉사가 데이트처럼 설레어 달력을 ‘월화수목금봉일’로 바꿔놓았다. 원내방송을 만들었고 CS교육도 앞장선다. 일 하는 재미가 꿀맛이요 병원이 천국이라는 그녀. 해피바이러스를 간직한 나이팅게일, 김경희 간호차장을 만났다. 서울에서 반도의 땅을 가로질러 남쪽 끝으로 향하면 순천이다. 순할 順, 하늘 天. 이름 그대로, 하늘의 기운이 순하다. 도시 전체에 만물을 감싸는 온화한 파장이 흐른다. 주변으로 완만한 산세가 둘러진 풍광이 아늑하고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촉촉한 공기는 약숫물처럼 상큼하다. 번잡함이 없고 기품 있는 생태도시 순천. 물 좋고 산 좋은 그곳에 인심 넘치는 건 당연지사일 ..
김권식 사육사 - "아기동물 살리는 건 자신있죠" 엄마가 따로 없다. 척척 분유를 타는 솜씨며 아기사자의 턱을 감싸고 우유를 먹이는 동작이 너무나도 능숙하다. 섬세한 엄마의 손길로 아기동물을 길러내는 김권식 씨. 사육사 경력 10년차의 그는 무엇보다 ‘아기동물을 살려내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를 보니 ‘엄마 손은 약손’이 맞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인공포육실. 이곳은 어미가 죽거나 아니면 지쳐서 포기한 새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아기호랑이, 아기사자, 아기원숭이 등 앙증맞은 아기동물들이 먹고 자고 놀면서 유유자적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하나같이 통유리에 바짝 붙어 “너무 귀엽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렇듯 관람객에게 공개된 곳에 재롱과 웃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