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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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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연결 -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임현주 아나운서 2018년 4월12일, 당시 (MBC) ‘뉴스투데이’ 진행자 임현주 아나운서는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에까지 이름이 났다. 여성 앵커의 ‘안경’은 10년차 아나운서의 자기 발언이자 방송계 성차별 구조를 드러내는 ‘언어’로 발신됐다. 어떻게 안경을 쓰게 됐냐는 세상의 물음은 외려 그를 각성시켰다. ‘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아홉살부터 키워온 아나운서의 꿈이었다. 단 한번도 아나운서의 경쟁력 1위가 외모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면서도 몸치장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모순된 생활과 그는 비로소 작별했다. 딱 붙는 원피스 대신 편한 재킷을 입었다. 덜 꾸밀 용기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름다움에 대해 사유하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며 생각의 기둥을 쌓아갔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
은유의 연결 - <퓨즈만이 희망이다> 신영전 교수 신영전(56)은 의사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임상의는 아니다. 질병을 낫게 하기보다 질병을 낳는 정치사회적 요인의 진단과 치료에 관심이 많은 사회의학자다. 특히 취약계층 건강 정책과 대북 의료 분야 전문가로 오래 활동했다. 그러다 보니 ‘빨갱이’ 소리를 더러 듣는다. 공포와 불안을 파는 의료민영화 등 의료 생태계를 그가 비판하면 일선에선 환자도 안 보는 ‘네가 무슨 의사냐’ 하고, 의사 아닌 그룹에서는 ‘너는 의사니까’ 한다. 의료와 정치, 의사와 시민 경계 어디쯤이 그의 자리였다. 신영전은 교수다. 20년 넘게 학생을 가르쳤고, 일간지에 칼럼도 기고한다. 최근 전공의 집단 휴업, 일명 의사 파업이 끝난 뒤 ‘의대생은 학교를 떠나라’( 9월30일치 26면)라는 글을 썼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난하고..
인터뷰 후기 - 홍은전 작가 “무슨 심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큰 강당 같은 데에서 일단 아무렇게나 빨리 걸으라고 해요. 정해진 길은 없어요. 그냥 가다가 부딪혀도 되고 사람들 치면서도 돼고 무조건 가래요. 수십 명이 그 강당에서 막 움직이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일이 펼쳐질 것 같아요?” 그가 물었다. 나는 그 장면을 상상만 해도 몸이 졸아들어서 “난 그냥 구석에 있을래요.” 했다. “거기에 세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어요. 치면서 다니는 사람이 있고, 아주 빠르게 피하면서 다니는 사람이 있고, 은유 작가님이나 저 같은 부류가 있고. 저는 주저앉았어요. 너무 괴롭더라고요. 그런 광경을 보는 것 자체가.” 홍은전과 인터뷰 때 나눈 이야기다. 이런 성향이라서 우리가 한구석에서 글을 쓰는가보라며 같이 웃었다. 나는 경쟁이..
은유의 연결 - <그냥, 사람> 홍은전 작가 사범대 4학년생 은전은 딱 1년만 방황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거대한 선착순 달리기 시합 같은 임용고시가 두려웠다.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 알아볼 겸 노들장애인야학을 찾아갔다. 건물 입구에는 휠체어를 탄 남자 셋이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순간 은전은 뒷걸음질 쳤다. 난생처음 ‘실물’ 장애인을 본 몸의 자동 반응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되돌아갔다. 장애인보다 무서운 것은 내 안의 편견이란 생각이 스쳤다. 용기 내어 노들의 문을 두드렸다. 그때가 2001년 8월24일 목요일 저녁 7시40분, “길 가다가 맨홀에 떨어지듯” 홀연 다른 세계로 빠져든 순간이다. 그는 노들야학 교사가 되었으나 가르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했다. 20∼30년을 방안에만 갇혀 산 사람을 야학에 오게 하는 법, 휠체어 ..
인터뷰 후기 - 원도 작가 얼마 전 정신질환을 앓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들이 악취가 풍긴다고 집주인에게 전했고,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해 모녀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전엔 이런 뉴스를 보면 ‘모녀’에 온통 신경이 쏠렸다. 이제는 다른 사람도 보인다. 저 ‘악취 풍기는 시신’을 처리하는 존재 ‘경찰’을 생각한다. 이는 안 보이는 것을 보이게 하는 마법을 글에 부려놓은 사람, 를 쓴 원도 작가 덕분이다. 그가 큰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매일 목도하는 사건의 비참에 눈감지 않을 수 있는 힘. 한바탕 통곡하고 싶은 밤마다 꾸역꾸역 글을 쓸 수 있었던 힘의 소유자다. 용기와 끈기의 원천이 궁금해서 인터뷰를 시도했다. 원도는 지역민, 여성, 장애인 가족으로 살아면서 불편을 숱하게 겪었고 ‘힘’을 갖고싶어서 경찰관이 됐다고 했다. ..
은유의 연결 - <경찰관속으로> 원도 작가 원도(27)는 한 지방경찰청 소속 과학수사대에서 일하는 여성 경찰이다. 관할 지역에서 일어난 화재, 살인, 자살 등 ‘죽음의 자리’로 출동해 주검을 수습하고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는 현장감식 요원으로 활동한다. 스물셋에 경찰이 된 후로 줄곧 그랬다. 생과 사가 뒤엉킨 악취가 밴 현장을 누볐다. 천태만상의 사건,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의 죽음에 ‘끝내’ 무뎌지지 못한 그는 오늘 본 비극을 ‘나’라도 기억하기 위해 글을 썼고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자 책으로 묶었다. 제목은 . 마치 ‘관’속으로 출근하는 심정으로 눌러 쓴 이 책은 일선 경찰들과 동네책방 독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1만5천부가 넘게 팔렸다. 생각 많은 막내 경찰은, 그렇게 본 것을 봤다고 말함으로써 작가가 됐다..
은유의 연결-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용접공, 이라고 쓰지 않고 영어로 ‘웰더’(welder)라고 야학 입학원서에 썼다. 그건 매일 잔업에 시달리고 얼굴에 불꽃 상처가 만발한 삶의 실상을 가려주는 도금 같은 말이었다. 생이 누추해도 폼은 나야 했던 스물하나. 어서 돈을 벌어 ‘대학생’이 되고 싶었다. 검정고시를 위해 간 야학인데 을 만났다. 조선소 현장직 5천명 중 유일한 비혼 여성이었던 ‘진숙이’에게 대놓고 음담패설을 일삼던 아저씨들이 어느 날부터 수군거렸다. “야야, 저기 근로기준법 간다.” 김진숙은 1986년 2월18일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노조 대의원에 당선됐다. 옳은 일을 한다는 기분과 진급하는 느낌으로 시작한 노조활동은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았다. ‘대의원대회를 다녀와서’라는 유인물을 돌렸다가 얼굴에 보자기 덮어쓰인 채 대공..
백현진, 작업하는 사람 인터넷 검색창에 ‘백현진’ 세 글자를 넣으면 가수, 화가라는 인물 정보가 뜬다. ‘위키백과’엔 그가 참여한 영화와 음반 목록이 주르르 펼쳐지고, ‘동영상’엔 최근 종영한 TV 드라마 개장수로 분한 모습이 나온다. ‘이미지’엔 강렬한 색채의 그림들이 시선을 끈다. 바다 물결처럼 매 순간 다른 존재를 펼쳐내는 멀티플레이어 아티스트 백현진. 한때 ‘연남동 사는 백현진’으로 자신을 소개하던 그는 자신이 사는 동네가 힙스터의 성지로 주목을 받자 ‘노래하고 그림 그리는 백현진’으로 바꾸더니, 지금은 그저 ‘작업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백현진은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붓을 잡는 사람이고,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독보적 화가다. 그가 2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삼청동 PKM갤러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