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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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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설치미술가 "나는 용산투쟁 재개발 잡부다" ‘용산역’이 ‘용산참사역’으로 변한지 1년이 흘렀다. 삶을 통째로 빼앗긴 그들은 삶이 와해된 바로 그 자리에서 억척스럽게 살아냈다. 시커먼 연기 머금은 남일당 건물은 분향소로, 고 이상림씨가 운영하던 레아호프는 커피향 그윽한 카페이자 갤러리와 미디어센터가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 고 양회성씨 가게였던 삼호복집은 유가족 살림집으로, 그리고 좁은 골목길은 매일 저녁 미사가 열리는 남일당 성당으로 변했다. ‘남일당 마을’이 된 이곳에서 유가족은 삼시세끼 밥을 먹고 등 붙이고 잠을 자고 까만 상복 빨아 널며 네 번의 계절을 보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감으로써 365일 투쟁의 역사를 쓰기까지, 그의 역할이 컸다. 스스로를 ‘잡부’라 부르는 박도영 씨. 그는 남일당 마을에서 전기 배선공사와 수도공사, 목공일, 컴..
사재혁 역도선수 - 타고난 건 아니다. 나는 노력파다 "현역 때 사재혁을 같은 체급에서 만났더라면 두려웠을 것이다." 전병관 상비군대표팀 감독의 평이다. 그렇다. 사재혁은 네 차례 수술로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음에도 남다른 집념으로 극복해 올림픽금메달을 따냈다. 극한의 중량 ‘금빛 바벨’을 들어 올린 세계 최고의 역도선수이자 한국 남자역도계의 훈남 사재혁(25)을 만났다. "내 차례는 반드시 온다고 믿었다" 12월 태릉선수촌 역도장은 가을걷이를 끝낸 논처럼 텅 비었다. 며칠 전 2009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선수들이 모두 휴가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남자 77kg급 용상 금메달의 수확을 올린 사재혁 선수도 지금 휴가 중이다. 모처럼 찾아온 꿀맛 같은 시간이건만 그는 인터뷰를 위해 다시금 이곳을, 청춘과 열정과 눈물과 땀이 흠뻑 베인 역도장을 찾..
권우범 소목장 - 나무살이의 이치, 목리(木理) 깨우치다 부전자전, 주경야독, 온고지신. 이것은 소목장 권우범의 삶을 관통하는 세 개의 키워드이다. 부전자전은 안성지역 내로라하는 대목(大木)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전통 목공예의 기본을 익혀왔음을 말하고, 주경야독은 나무의 면만 보고도 그 성질을 아는 목리(木理)를 깨우친 고된 수련의 과정을 뜻하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해온 그만의 예술관이 온고지신이다. “나무만 보면 마음이 바빠지죠” 권우범 소목장의 작업실은 경기도 남양주시 야산자락에 자리했다. 인근지역에 들어서기 시작한 신도시 아파트 공사장을 지나 좁다란 길 따라 삼십여 미터 오르자 ‘대권공예’ 라고 쓰인 커다란 표지가 아침 해처럼 늠름하게 얼굴을 내민다. 공방 앞뜰에는 세 그루의 소나무가 기개를 뽐내며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밤중..
오경숙 면일어린이집원장 - 지역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한다. 영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 속담을 오경숙 원장은 '영유아는 돌에 새긴다'는 말로 바꿔 교육 소신으로 삼았다. 교사시절 아이들에게 좋은 가치와 바른 태도를 몸에 ‘새기기’ 위해 노력한 그는 원장이 되고서는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실천할 수 있는 돌의 모양과 크기 ‘다듬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0세반, 방과후반, 장애아통합교육 제도마련 등 보육여건의 토대를 다지는 굵직한 성과를 일궜다. 어떤 엄마의 아이, 어느 어린이집 아이가 아닌 지역이 함께 키우는 아이라는 일념으로 초임 발령이후 지금까지 25년간 ‘면목동 아이들의 엄마’로 지낸 오경숙 원장을 만났다. 함께 만드는 교사, 함께 키우는 아동 “얼마 전 우리 어린이집을 졸업한 아이가 교사 실습을 왔어요. 제가 ..
박관원 배다리술도가 - 욕심 없이 빚어야 좋은 술 경기도 고양시에서 5대 째 술도가를 운영하는 박관원 옹. ‘술 익는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배다리박물관’ 지어 전통주의 맥을 잇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셔 유명해진 고양 쌀막걸리도 그의 손맛이다. 선조들이 욕심 없이 술을 빚었듯이, 깨끗한 쌀을 주재료로 정직한 양조비법을 준수하는 것이 배다리家막걸리의 비결이다. “술은 거짓부렁을 안 해”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 오후 2시의 폭염에 눌려 새도 나무도 정지화면처럼 활동을 멈춘 가운데 이곳만은 유독 활기차다. 배다리박물관 앞. 뜨거운 아스팔트를 달려온 차들이 즐비하고 막걸리를 사가는 발길이 이어진다. 하긴,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기력을 차리는데 막걸리 한사발보다 더 좋은 약은 없을 터. 막걸리 중에서도 박관원 옹이 운..
송승환 PMC대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한 사람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아역배우로 데뷔해 세계적 히트상품 난타를 제작한문화CEO 송승환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성공키워드를 제시한다. 늘 지금-여기서 ‘하고 싶은 일’을 택했고 긍정적 태도와 주변의 도움으로 하나씩 목표를 이루어갔다고 한다. 성취감은 또 다른 도전의 힘이 되기 마련. 오늘도 ‘꿈 너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를 만났다. 11월, 늦가을 깊어진 단풍빛깔 만큼 고운 다홍색 니트를 입은 송승환 PMC대표. 어느 새 지천명의 나이를 넘긴 그이지만 소년 같은 미소와 사려 깊은 눈빛은 여전하다. 동안의 외모가 말해주듯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지언정 그가 지나온 삶의 자리는 자연이 정성껏 준비한 가을 성찬만큼이나 알록달록 탐스런 열매로 가득하다. 이는 ‘좋은 공연’을 만든다는 꿈을 목..
이전호 사진가 - 영화포스터 절대지존 '포스터보이' 최근 10년 사이 한국영화를 한 편이라도 보았다면 그가 찍은 영화포스터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 , , 등 대작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강렬함으로 시선을 붙들되 진실함으로 울림을 남겨야 하는 영화포스터. 두 시간짜리 영화를 ‘감동의 한 컷’으로 담아내는 이전호의 사진이야기. “사진은 기억의 단상이죠. 인간의 뇌기능 중에 추억을 회상하거나 뭔가 기억하는 것은 동영상이 아니라 스틸컷이라고 해요. 인간의 천만가지 감정과 변화무쌍한 상황이 ‘찰칵’ 하는 짧은 순간에 집약된다는 것에 사진의 매력을 느낍니다.” 그와 사진의 만남은 러브스토리처럼 애틋하다. 중학교 입학선물로 카메라를 처음 접한 후 몇 차례 스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사진학과 진학에 좌절한 그는 대학교 3학년이 되서야 가까스로..
여운혁 황금어장PD - 무릎팍도사, 영상시대 질문법 잘 던진 공 하나가 게임의 승패를 가르듯, 잘 던진 질문 하나가 토크쇼의 생명을 발한다. 민감한 문제도 자연스레 파고드는 날카로운 질문과 궁금증을 일거에 날리는 진솔한 답변이 돋보이는 신개념 토크쇼 MBC황금어장- 무릎팍도사. 여운혁PD가 똑똑한 Q&A의 비법을 밝힌다. “다들 궁금해 하죠. 기자들도 못 물어보는 걸 강호동씨가 천연덕스럽게 물어보니까요. 헌데 출연자들은 의외로 자기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싶어 하거든요. 그간 못한 이유는 자기 말이 활자화 되는 순간 문자에 의미가 갇히니까 입을 다물었던 거죠. 무릎팍도사에서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표정과 어투가 다 나오고 왜곡의 우려가 적으니까 맘 놓고 얘기하는 거 같아요. 기존의 토크쇼가 문자시대의 질문이었다면 저희는 영상시대의 질문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