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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학교] 통일시대 비추는 '탈북청소년의 배움터' ‘여’명에서 공부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명’심해서 들으니, ‘학’교에 오기가 편해진다. 선생님들의, ‘교’육이 헛되지 않도록 하자. 여명학교 학생들의 문집 에 실린 어느 학생의 사행시다. 짧은 표현 속에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 마음을 받아낸 이 글귀가 말해주듯, 여명학교는 돈독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사랑의 배움터다. 새터민을 위한 중등과정 도시형 대안학교로 지난 2004년 9월 개교했다. “통계에 의하면 새터민의 50%가 취학을 포기하고, 고등과정은 90%가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학력사회인 남한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회가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여명학교는 이처럼 취학을 포기하거나 기존 학교를 이탈한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1..
<재생산에 대하여>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 알튀세르는 구조주의적 경향을 띈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로 평가받는다. 정신분석학에서 원용한 중층 결정(혹은 과잉결정) 또는 구조적 인과성 이라고 하는 개념에 기초하여, 종래의 마르크스주의의 일원적인 토대- 상부구조론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했다. 정신분석은 이데올로기 비판이다 정신분석과 이데올로기의 관계는 막연히 짐작 가능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된 모성이 홧병으로 나타나는 것, 유아 때부터 사교육 쓰나미에 휘말리던 동심들이 학습장애를 일으키는 것 등의 사례는 ‘정신분석은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정신병원이 혁명의 공간이어야 하는 이유가 거듭 확인되는 지점이기도 했다. 정리해보자면, 이데올로기는 메타적인 개념이다. 관념들의 다발 자체가 아니라 관념들의 발생기원에 대한 가장 보편적이고 ..
[안산외국인주민센터] 이주노동자 위한 '연중무휴' 동사무소 국내 체류 외국인 백만 명 시대다. 우리는 외국인노동자를 ‘그들’이라고 부르지만, 그들은 이미 ‘우리’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안산시는 58개국 3만 명의 외국인노동자가 먹고 자고 일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안산시 원곡동에 ‘외국인주민센터’가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은행, 보건소, 동시통역센터 등 행정시설과 문화공간이 갖춰진 최첨단 ‘외국인 동사무소’다. 울타리도 문턱도 없다. 두 팔 벌린 그곳으로 성큼 들어가 보자. 다문화중심지 "부라보! 안산!" 5월의 미풍 따라 네팔, 중국, 스리랑카 등 형형색색 국기가 펄럭인다. 대리석 분수대 뒤편 아담한 무대 벽면에는 각국 언어로 된 인사말이 새겨져 있다. 넓은 앞마당을 낀 벽돌색 3층 건물은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늠름한 자태를 ..
<검은피부 하얀가면> 흑인은 백인과의 관계에서만 흑인이다 0. 물음을 던지는 자, 파농 '오 나의 육체여, 나로 하여금 항상 물음을 던지는 인간이 되게 하소서’ 프란츠 파농의 역작 의 마지막 문장이다. 파농은 왜 물음을 던지는 자로 살고자 했을까. 무엇이 그로 하여금 늘 묻게 하였을까. 그것은 아마도 ‘식민지의 아들’이라는 파농의 삶의 조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파농은 1927년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의 포르 드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들과 프랑스 출신의 백인, 그들 사이의 혼혈인(뮬라토)으로 구성된 프랑스 식민지이다. 파농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프랑스군에 지원해 각지에서 파시즘 세력과의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후에는 리옹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해 학위를 취득했다. 알제리의 정신과 의시로 근무하다가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에 ..
[사회창안센터] 당신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꿉니다 더 많은 상상을 許하라!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2007년 봄 시민씽크탱크를 표방하고 설립된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에는 반년 만에 1900여 건의 제안이 등록됐고, 최근 ‘현금인출 수수료 안내 시스템’ ‘수영장 생리할인’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사소한 불만이 희망의 씨앗이 되는 신나는 상상놀이터, 사회창안센터를 찾았다. 희망 넘치는 사회 만드는 작지만 위대한 씨.앗.들 거리의 들꽃만큼이나 다양하고 싱그러운 웃음을 띤 얼굴들. 이들이 바로 우리사회의 희망을 제작하는 주역이다. 사무실 입구에는 365장의 사진이 도열해 길을 밝히며 오가는 길손들에게 다정히도 인사를 건넨다. 사회창안센터는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공익적 제안을 모아 현실화하는 매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
책에게 앎을 묻고, 앎에게 삶을 묻다 # 좋은 책..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요. 읽고 나서 눈동자가 깊어지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누군가의 글을 본적이 있고, 그 정의에 동의합니다. 좋은 책을 통해 좋은 앎을 이루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제 공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공부를 할수록 자신의 가치척도만 날카롭게 다듬어져 예민하고 오만해진다면, 그래서 이사람 저사람 자신의 잣대로 찌르고 가치평가 해대는 도구로 쓴다면 그것은 좋은 앎이 아니라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공부가 사람을 억압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 부당한 것에 분노하고 저항할 줄 안다는 것 등등 모든 삶의 경구를 지켜나가자면 엄청난 지혜와 섬세한 기예가 요구됩니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과는 달리 치열함과 이해..
정은경 사표낸 기자 - 아놔, 다 때려치고 여행 갈거야 사실, 이삼십대 회원의 라이프스토리는 대동소이하다. 대학2학년 즈음 언론학교를 수강한 후 민언련 회원에 되어 이삼년간 분과활동에 전념한다. 꿀처럼 달콤했던 그 시기를 통해 ‘언론과 인생’을 배웠다고들 말한다. 그들은 대체로 꿈을 이뤄 언론계에 종사하거나 언론고시를 준비 중이다. 정은경 회원도 ‘위와 같음’인데 ‘반전’이 있다. 얼마 전 기자직을 그만두었고, 그간 민언련에 납입한 회비총액이 일백만원이 넘더라는 ‘특종’을 회원 최초로 발굴해왔다. 소심한 女기자의 짧은 소회 8월 치고는 꽤 쌀쌀하다. 온종일 비가 퍼붓고 바람도 사납다. 여의도 한 카페. 전날까지 불덩이 같은 태양을 피하느라 허둥대던 사람들은 긴팔로 무장한 채 따뜻한 커피를 찾고 있다. 한여름에 느닷없이 닥친 가을날, 은경은 봄의 전령사처럼 꽃..
이금순 효행가족상 - "한번 버림받은 아이라 더 사랑했습니다" 금지옥엽 17년 간 키워온 단 하나뿐인 아들을 잃자 빈자리가 너무 컸던 이금순 씨.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딸의 입양을 결정했다. 조산으로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2.4kg의 핏덩이였는데 딸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기였다. 어린 생명의 처지가 측은하여 몸이 좀 약해도 건강에 이상은 없다는 말에 선뜻 품에 안았다. 그러나 아이는 돌이 지나도록 젖꼭지를 빨지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느껴 15개월에 병원을 찾았을 때 아이에게 정신지체와 자폐가 있고 '영구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안 남편은 도저히 키울 수 없다며 파양할 것을 완강히 주장했다. 하지만 이금순 씨는 달랐다. “태어나자마자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한 번 버림받은 자식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또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