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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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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제, 성과급제의 함정 TV에서 우연히 본 장면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제목이 ‘찜질방 부자(父子)’다. 이 엄동설한에 방한칸이 없어 아버지와 열여섯살 아들이 짐 상자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다. 이 찜질방에서 쫓겨나면 저 찜질방으로. 그러길 몇 차례. 아버지는 보증금 300만원짜리 방이라도 구하고자 목돈마련을 위해 지방에 간다. 아들 손에 십만 원을 꼭 쥐어 주며 아빠 올 때까지 아껴서 쓰라고 당부한다. 이제 아들은 찜질방에서 눈치 보며 혼자 자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 아버지를 태운 봉고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아들의 뒷모습이, 둥지에서 떨어진 작은새처럼 한없이 애처롭다. KBS 다큐멘터리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딱 그 나이의 아들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 미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혹시 누구 후원자라도 나타나지..
기계와대공업- 기계는 노동자의 친구가 될수 있을까 - 기계제 출현은 어떤 의미인가 기계제는 노동자들의 수공업을 토대로 하지 않는다. 수공업이 노동자가 발휘하는 힘과 기교, 민첩성, 정확성에 의존하는 것과 견주어 보자. 기계제에서부터 노동과정이 노동자의 한계를 벗어나서 인간적 한계를 넘어서서 조직되기 시작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계제의 출현은 노동수단인 ‘도구’가 ‘기계’로 변신한 사태다. 도구와 기계는 어떻게 다른가. 맑스는 인간과 그것이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구분한다. 도구는 매우 인간적인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기계의 등장은 생산자로서의 인간의 죽음에 필적한다. 기계제는 인간 능력얼 하나의 제한성으로 장애물로 인식한다. 생산주체로서 인간의 죽음은, 매뉴팩처와 기계제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사태이다. 맑스는 이렇게 말한다. “매뉴팩처와 수공업에서는 ..
매뉴팩처와 분업 - 노동자의 백치화 불구화 # 노동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노동자 몸값이 낮아지는 이유 자본론 부제가 '정치경제학비판'이다. 정치경제학은 부에 관한 학문이고. 그래서 자본론을 읽다보면 자본가에게 이 책이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맑스는 자본가가 어떻게 돈을 버는가 아주 집요하게 연구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한다.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늘리는 방법 중에 앞서 살펴본 대로, 단순히 노동일을 연장해서 이익을 얻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연적 육체적 한계가 있다. 하루가 24시간을 늘릴 수 없고, 안 재우고 일 시킬 수는 없다. 여기서는 큰 이익을 얻지 못한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뭘까. 노동력을 가치대로 지불하지 않고 임금을 싸게 함으로써 잉여노동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런 수법이 비일비재 하지만 론에서는 자본가의 도덕적 비열함을..
자본론 - 노동일을 둘러싼 힘겨루기 # 노동일이란 무엇인가 노동일은 노동자가 하루 중 노동하는 시간이다. 현재는 8시간으로 법제화 되어 있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14-16시간인 경우가 흔한 일이었다. 심할 때는 성인남자 18시간, 10세 미만 아이도 15시가 노동을 해야 했다. 1970년대 대한민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아침 8시 반에 출근해 11시에 퇴근으로 하루 14-15시간 일했다. 야간도 허다했고 한 달에 휴일은 이틀이었다. 자본가에게 시간은 금이다. 초침 지나갈 때마다 잉여가치가 쌓인다. 그래서 노동일에 제약이 없을 때는 한없이 늘어났다. 그렇다면 자본은 하루분의 가치를 주고 구매한 노동력을 얼마 동안 소비할 권리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노동일은 불변량이 아니라 가변량이다. 하지만 한계는 있다. 신이 ..
<경제학-철학 수고> 자연적 감성으로부터의 총체적 소외 최근 쌍용차사태를 지켜보면서 나의 의문과 분노는 한 가지였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라고 해서 별다른 혜택도 못 누리다가 상황이 나빠지면 왜 잔혹한 고통은 노동자의 차지가 되는가. 고통 분담이 아니라 고통 전담. 뭐 이런 무경우가 다 있는가. 좋을 때 부려먹다가 단물 빠지면 버리는 식이다. 감탄고토! 무명시절 내내 내조하던 조강지처 버렸다고 설경구-송윤아 커플에 거품 물던 네티즌들은 이런 사회적 차원의 대대적 배신 사태에 대해선 둔감하고 관대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계급배반 투표하는 것도 부족해서 생존권 싸움을 벌이는 노동자들에게 ‘강성노조, 귀족노조 이참에 다 감옥에 가두라’고 욕까지 해댄다. ‘서민’의 생존권 문제가 위협받는 상황이건만 자기도 서민이면서, 월급 몇 푼 더 받고 대출 끼고 산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