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옥엽 17년 간 키워온 단 하나뿐인 아들을 잃자 빈자리가 너무 컸던 이금순 씨.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딸의 입양을 결정했다. 조산으로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2.4kg의 핏덩이였는데 딸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기였다. 어린 생명의 처지가 측은하여 몸이 좀 약해도 건강에 이상은 없다는 말에 선뜻 품에 안았다.
그러나 아이는 돌이 지나도록 젖꼭지를 빨지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느껴 15개월에 병원을 찾았을 때 아이에게 정신지체와 자폐가 있고 '영구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안 남편은 도저히 키울 수 없다며 파양할 것을 완강히 주장했다. 하지만 이금순 씨는 달랐다.
“태어나자마자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한 번 버림받은 자식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또 다시 버림받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천진하게 웃는 아이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냥 제가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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