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지젝의 혁명조건 탐색

[비포선셋책방]

지젝 덕분에 요즘 ‘혁명’을 자주 접한다. 혁명. 철지난 추억의 7080용어를. 지젝은 모두가 신념을 버린 시대에 신념과 혁명을 주장한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는 미움 받는다. 지젝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지젝의 정치적 기획은 레닌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결합한 국가체제 수립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미지의 타자로 존재하는 상징적 질서 속에서 “인간의 욕망, 그것은 타자의 욕망이다.” 지젝 역시 상징적 질서 속에서 만인은 만인에 대해 미지의 타자이며, 평화로운 이웃들의 이면에는 ‘괴물’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욕망의 시장 체제를 초극하는 유일한 방법은 보편적 주체 형식으로서의 국가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다. 모든 작은 타자들을 하나의 총체적 집합으로 통합하는 예외적 큰 타자, 곧 헤겔의 입헌군주와 모든 작은 괴물들의 욕망을 중화시키는 보편적 욕망의 괴물, 곧 레닌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결합한 글로벌한 국가체제(제국)를 수립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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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지젝의 반복, 은유, 혁명

[비포선셋책방]
반복, 중층결정, 죽음충동, 그리고 혁명. 내겐 삶을 구성하는 원리로 읽힌다. 니체의 계보학에서 사건의 반복에 민감해야한다는 걸 배웠다. 그 말이 뇌리에 박힌 건 나의 삶에 반복되는 실존의 고민과 고통들 때문이었다. 개인사이건 사회적문제건 ‘반복’을 겪을 때면, 아니 당할 때면 내가 꼭 바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반복을 줄 세워 놓고 돌파지점을 애써 고민하곤 했다. 그런데 계보학에서 반복 분석은 사건들의 점진적 진보곡선을 추적하는 게 아니다. 어떤 역사적 배치 속에서 탄생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었다.

프로이트의 반복. 박정수가 강의안 1면 톱으로 다룬 반복. ‘왜 반복이 중요한가?’라는 헤드라인이 가슴을 때린다. 우리는 보통 반복을 과거의 어떤 것이 차이를 낳는 시간의 부침을 견디고 동일하게 되돌아오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억압된 것의 회귀를  욕망과 억압의 차원에서 정의했다. 억압된 것은 관념이나 기억 같은 표상이 아니라 욕망이다. 욕망의 구조적 억압은 ‘증상’이다. 프로이트는 욕망의 억압으로서 증상의 반복, 그 원인을 ‘어떤 목적을 행해서’라는 목적론으로 사고하지 않았다. 반복을 생명의 무한한 지속양태로 보았다. 죽음충동을 단순히 무기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나 생명의 본성의 측면을 넘어선, 쾌락원칙이 현실원칙(억압)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무한 재회전시키는 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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