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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6] 명동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8)
  2. [2011.01.23] 2011년 1월 22일, 명동유람 (10)

명동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사람사는세상]


짙은 보라색 어둠이 칠해진 거리. 군데군데 간판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황량한 대로변엔 삶의 배설물이 낭자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캔이 구르고 비닐이 저 홀로 춤춘다. 옷깃을 세운 남자가 단역배우처럼 구부정한 뒷등을 보이고 사라진다. 정지화면 같은 적막함 뚫고 어디선가 쓰륵쓰륵 싸리비질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목탁소리 같기도 하고 아침밥을 짓는 어머니의 쌀 씻는 소리 같기도 하다. 반복적인 만물의 기척에 산새가 파닥거리고 아이들이 눈 뜨듯이, 연두색 빗자루가 지나간 이곳 거리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새벽 5시 반, 해님보다 먼저 찾아온 환경미화원으로부터 명동의 하루가 시작된다.

“새벽 4시 넘어 일어나서 첫차 타고 나와요. 겨울이 추우니까 제일 힘들죠. 더운 게 낫긴 한데 여름엔 또 아이스크림, 음료수 쓰레기가 많아요. 명동은 원래 유명해요. 정말이지 너무 지저분해서...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렇지 뭐. 짐승이 지나간 자리는 표시가 안 나도 사람이 지나간 자리는 표시가 난다고 하잖아요. 다 먹고 입고 버린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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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2일, 명동유람

[사람사는세상]

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수유너머R에서 마련한 이상엽 사진강좌 출사수업이 명동에서 진행됐다. 이상엽 선생님 꼬드겨서 강좌를 기획한 사람으로서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그날이 나의 생일이라도. 처음엔 생일이라서 빠지려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생일이니까 가보고 싶었다. 서울을 사랑한 여인, 마흔 살 생일에 국내 최대 번화가 명동을 걷는다. 카메라를 들고서.  



사진강좌 제목이 ‘마틴파처럼 찍기’이다. 난 마틴파를 모른다. 앞의 이론수업도 안 들었다.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석 장 훑은 게 전부였다. 처음엔 그저 선생님과 수강생에게 인사만 하고 따라다니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엽 선생님이 내 디카를 플래쉬 강제발광으로 설정하고는 테이블에 놓인 케첩 한 장 찍어주고 ‘이렇게 찍으면 마틴파 사진’이라고 했다. “그냥 찍어도 멋있네요? 모에요~” 진정 부러웠다. 셔터본능이 발동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마틴파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가서 찍어라. 훌륭한 것은 전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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