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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거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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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새의 고통 동대문 노동을 떠올리면 눈물이 찬다. 발원지는 동대문이다. 2005년, 남편의 투자실패로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고 살림을 줄였다. 나의 형편을 딱하게 여긴 시숙부가 어떻게든 돕고 싶어 했다. 나를 부르시더니 당신이 운영하는 섬유회사의 정규직 자리를 권하셨다.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아이들이 학교 끝나서 돌아오면 집에 있는 엄마이고 싶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는 파트타이머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시숙부는 바로 아르바이트자리를 만들어주셨다. 동대문종합시장 매장에서 매일 전표를 가져다가 계산하고 다음날 다시 가져오는 일이다. 집에서 동대문까지 왕복 2시간, 업무처리에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월급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후원에 가까운 돈이었다. 지게꾼 그즈음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노동을 거부하라> 노동은 도난당한 삶의 시간이다 지난해 6월 시작돼 500일 넘게 이어져 온 이랜드 사태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됐다.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기 위한 이랜드그룹의 계산 업무 외주화와 대량 해고에 맞서 지난해 6월 30일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한 지 17개월여 만이다. 노사양측은 노조 및 간부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및 징계 해고자의 일부 복직, 비정규직 고용 안정 등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사태에서 보듯이 오늘날 노동운동은 ‘노동을 위한 투쟁운동’이다. 누구나 오늘날 노동의 구조적 위기에 대해 말하고 고용안정을 지상과제로 삼는다. 일자리를 약속하지 않는 정치가란 없다. 노동자들도 일하지 않은 자여 먹지도 말라고 외친다. 그런데 이와 상반되는 주장을 펴는 책이 있다. 독일의 좌파그룹 크리시스가 쓴 는 ‘노동’ 자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