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와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

[사람,기억,기록]

어제 학인들에게 받은 선물. 드물고 귀한 손그림과 편지.

나중에 혼자 이런 책을 내고 싶다. '은유와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 

나도 그랬다. '은유'는 나에게도 은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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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8기 - 2/1 수요일 오후 2시 개강

[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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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6기, 출간 축하 사진

[글쓰기의 최전선]



9차시 수업 전 일찍 온 학인들이 사인해달라고 해서 쑥스럽게 사진을 ^^

















9차시 수업 후 뒷풀이 




감응의 글쓰기 3기 무지개님이 보내준 책들 사진.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세권 샀다며.; 



글쓰기의 최전선 6기 학인 봄봄님이 전주에서 보내준 사진 (인터넷 서점에서 책 사면 주는 포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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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7기 시작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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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이라는 직업

[글쓰기의 최전선]


목이 아프다. 오랜만에 4시간 수업을 했다. 그동안 3시간 수업을 목표로 해도 늘 10~20분은 예사로 늦어졌는데 오늘은 초과했다. 4시간 되는 거 훌쩍이다. 근데 끝나고 뒷풀이를 또 그만큼 했다.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8시간 동안 같은 사람들이랑 있었다. 말하고 생각하고 뭉클하고 초조하고 골똘하고 귀담았다. 입이 아프다. 하도 웃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온몸으로 사는 시간. 사는 것 같이 사는 기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나는 종종 내가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나면 힘이 부치기도 한다. 시늉 할 수 없고 공식처럼 적용할 수 없다. 매번 새로운 글 새로운 국면이 닥치고 그것을 넘는다. 수업이 끝나면 기분이 붕 뜨고 몸이 축 쳐지고 이상한 분열을 겪는다. 집에 오면 시체처럼 멍하니 누워 있다. 그렇게 10차시 수업이 끝나면 사랑하다 헤어진 것처럼 허전하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좋으니까 좋은 만큼, 가야할 때를 고민한다. 억지로 글을 쓸 수는 있어도 억지로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관계에 몰입할 수 있는 체력과 염력이 남아있을 때가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다. 은퇴 시기는 학인들과 관계 안에서 분명해질 것같다. 그게 언제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오늘 수업에는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읽었다. 좋은 책은 삶을 통째로 흔든다. 다같이 여운에 휩싸였다. 한달 뒤 엠티를 가는 특이한 학사일정으로 단기방학에 들어가는 학인들과 교실에서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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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5기 수업 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지식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하는 수업, 벌써 5기네요. 이번에는 토요일 수업만 있습니다. 

3월 5일 개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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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3기 - 한옥펜션 우중 엠티 장면들

[글쓰기의 최전선]


한옥 도착 기념 독,사진

 선 합평 후 유흥

              엠티에서 '가족오락관' 해보기는 또 처음. 무척 재미났다. 웃자고 하는 게임 죽자고 임한 학인들. 

술자리 및 집담회. 대가족 같은 연령대 구성 

다음 날 아침 기념촬영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한 ‘우중 엠티’라고 페이스북에 호들갑스럽게 글을 올렸더니 어느 분이 어디서 근거한 말이냐고 물으시길래 제가 지어냈다고 실토했습니다. 처마 끝에 비 떨어지는 소리, 슬레이트 지붕 위로 비 쏟아지는 소리, 대지에 비 내려앉는 소리, 밥 끓고 고기 익고 술 넘어가는 소리가 저를 안 신중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네요. 


마지막이라서 그리고 네 편이라서 더 귀했던 글. 하얀 종이 들고 품위를 지킬 수 있어서 스마트폰 켜고 이색체험 합평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남은 시간은 서로의 삶을 그룹 인터뷰한 느낌이 들어요. 그룹이 나뉘어 깊은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말들의 풍경은 참 좋더군요. 허밍같은 말랑말랑한 소리가 있고 기차 화통 삶아먹은 나팔소리도 있고 중저음의 끊이지 않는 냇물 소리도 있고 코고는 나른한 소리도 있고 다양한 소리들이 서로를 소외시키지 않고 품어내는 밤이었다고 생각해요. 출장 전문 요리사, 리크리에이션 강사, 사진가, 장소헌팅 전문가, 술과 안주 전문가들이 엠티에 격조를 더했죠.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늦가을만 되면 떠오르는 추억의 영화처럼 남으리라 생각하니 부자된 거 같아 기쁩니다. 


철수님. 글에도 계절이 있다면 철수님 글의 계절은 변화를 거듭하였습니다. 무성한 초록에서 단풍물든 형형색색 가을이 되었다고 할까요. 우리가 함께 한 시간처럼요. 처음 고향집 방문기는 딱딱하고 건조한 글투였는데 마지막 인터뷰는 감성적인 문체가 되었어요. 이제부터 이성과 감성의 조율만 남았어요. 마치 사건기자처럼 정교한 사실을 취재하고 근거로 뒷받침하면서 논리적 틈을 메우면 글이 탄탄해지겠지요. 인터뷰이가 한 주옥같은 말들이나 핵심적인 말들은 직접인용 부호로 표시해주세요. ‘손’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 사람의 길찾기를 보여주려는 시도는 참 좋습니다. “한번 크게 삶에서 질러버리”고 싶은 철수님의 마음도 잘 읽히는 글이었습니다. 인터뷰는 두 사람 삶의 합작품!


사영님. H를 딸이 아닌 한 존재로 보고자한 노력이 담담한 문체에서 엿보여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생활, 향후 계획 등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나와서 한 사람의 캐릭터가 그려지고요. 다만 질문이 시간순의 흐름으로 툭툭 짚어보고 가는 것, 그래서 질문이 깊어지지 못하는 게 좀 아쉽네요. 사춘기 시절 정치적 입장이 분명한 엄마, 동생들과의 갈등과 소외, 대학생활의 불만족과 자퇴의 두려움, 서울생활에 대한 동경과 디자이너의 꿈 등 안건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도 좋았을 것 같아요. “굶어죽지 않고 살고 싶다. 예쁜 집에서 품위 유지하며 살고 싶다.” 한 청년이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안간힘이 써야하는 세상이 원망스럽네요. 한 사람의 존재로 다가가는 인터뷰, 딸이라서 인터뷰가 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일단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점이 또 설렘과 희망을 줍니다. 


주연님. 셀프 인터뷰. 형식의 구애됨 없이 또 체면 차리거나 내숭 없이 물 흐르듯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재밌습니다. 엉뚱한 소녀의 욕망과 자유가 드러난 글. 이 글이 혼잣말의 유희적 성격을 넘어서 한 편의 인물인터뷰가 되려면 인터뷰이의 사회적인 정보가 충실히 담겨야합니다. 몇 살이고, 학교는 언제 그만두고, 하루-일주일은 어떤 생활을 하면서 보내는지. 그러면 독자들은 열일곱살 교복 입은 여학생의 한 가지 이미지가 아닌 자유로운 영혼의 한 개체를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겠지요. 다른 삶의 가능성을 상상하도록 좋은 자극도 줄 수 있고요. 글을 쓰고 나서 ‘정보와 자료’를 더 보충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힘 있고 투명한 감수성의 글이 될 거에요. 


박하추억님. 민중자서전의 한 페이지를 읽은 것 같아요. 묵직한 삶의 서사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한 가족의 생애에서 시대적 배경, 사회문제, 인간의 나약함과 위대함, 복잡한 내면 등이 다 보여요. 엉킴 없이 단편소설처럼 잘 녹여낸 게 놀랍고요. 힘겨운 상황에서도 밥 먹고 잠을 자고 또 실망하고 사랑하고 좌절하고 그러면서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행간마다 느껴집니다. 한 사람이 한 생애를 살아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아버지도 둘째 누나도, 막내동생도, 그리고 낯선 엄마까지도 인물이 올올이 돋보입니다. 큰 아이를 부를 때 막둥이 이름을 부른다는 엔딩도 좋네요. 서로에게 영향 받고 의지하고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니까요. 박하추억의 목소리가 마치 철근 구조물처럼 이야기를 떠받쳐주어 참 든든했습니다. 




이밖에 마지막 과제는 나누지 못했지만 우정과 신의로 마지막 수업을 함께 해준 분들, “계산이 들어가지 않는” 마음과 자세 고구마와 김치와 들기름미역국 등으로 맛의 진경을 보여준 서주부 프라임넘버님, 근사한 집 알아보고 복잡한 돈계산 도맡아준 미덥고 시크한 연애 좀 해볼 것 같은 언니 수키님, 사진으로 추억을 저장해주고 타고난 게임본능으로 재치만발 우리를 즐겁게해준 나래님, 온갖 몸에 좋은 음식들 술과 육포, 라면과 누룽지로 주지육림의 식탁을 만들어준 영양만점 무지개님, 상추씻기 신공을 보여주고 묵묵히 많은 이야기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의젓한 동료 소금뿌린감자님, 치밀한 준비와 진행으로 가족오락관의 신세계를 연출한 허참이 울고갈 따뜻한 카리스마 진행자 박하추억님, 가을비 같은 차분한 음성과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들뜬 분위기에 시간을 더디게 흐르게 해주는가 하면 보드카 패키지 투척으로 흥지수를 높여준 하루님, 사지가 쭉쭉 늘어나는 개인기를 선보이고 엉뚱한 발언으로 4차원의 세계로 데려가는 눈이 큰 인형 시금치님, 짙은 눈매와 정겨운 사투리가 매력적인 삼각대 같은 균형잡힌 시각으로 상황을 읽어내고 지지해준 철수님, 학인들의 웃음 비타민이자 여러모로 건강을 책임지는 엉뚱발랄 산소같은 동반자 벼루님, 황남빵과 커피로 엠티의 격조를 높여주고 언제나 국화꽃 같은 웃음으로 그 자리에서 웃어주는 사영님,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백만불짜리 보조개로 무뚝뚝한 정다움의 소유자이며 테이크아웃잔이라는 신의 한수로 술맛을 돋워준 센스쟁이 쥬히님, 프랑스 소녀의 미소와 프랑스 컬러 몸빼바지로 엠티패션의 새바람을 일으킨 주연님, 다상담 다안다 다배워로 대화의 풍요를 선사하는 하얀얼굴 미술학도 지식인 지인님, 은근한 애정과 유머로 중구난방 술자리 대화의 맥락을 잡아주고 엄마표 김치와 깻잎을 가져와 행복한 라면밥상을 만들어준 레니님, 



엠티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회비를 미리 내서 애틋함 보여준 에어tj님, 인생을 아우르는 안목과 곰살맞은 애교문자로 학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파파님, 늘 자기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글을 읽고 말을 건네던 착한 얼굴과 단단한 내면의 연경님, 10.5차시까지 자리를 성실히 지켜준 밍기님, 우리들 이야기를 청주에서 공유하는 반려학인 문철님, 주말근무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친근한 신비주의 서영님, 어느날 바람처럼 사라져 소식이 궁금한 지영님, 미소님, 365일님, 애희님까지도,




“혼자서 가야 할 가없는 세상과 시간의 풍경”(김훈)을 같이 걸어준 그대들에게 고마워요. 


- 은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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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4기 시작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지식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벌써 네번째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번에는 여러가지 여건상 실험적으로 평일반/주말반 나눴습니다. 둘다 오후 2시에 시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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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3기 모집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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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글쓰기 2기 마지막 수업 리뷰

[글쓰기의 최전선]

“우리는 아주 작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는데 

얼굴과 얼굴로 오래오래 가만히 마주 보는 것은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의 일이었다고 


그러니까 

얼굴은 마주 보는 것 

마음은 서로 나누는 것


사람은 우는 것 사랑은 하는 것“



- 이제니 ‘얼굴은 보는 것’ 중 



마지막 리뷰. 길게 이야기하면 구질구질한 '신파'될 것 같아서 시로 대신합니다.

한마디 뭔가 근사하게 남기고 싶네요. ㅎㅎ 



"얼굴은 보는 것, 글은 쓰는 것"







셔벳님. 구두수선 아저씨 인터뷰. 아저씨랑 짧고 기분 좋은 수다를 나눈 기분이네요.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좋겠어요. 앞으로 오며가며 질문 하나마다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위암 걸렸을 때를 중심으로 ‘상실 이후’에 대하여 물어도 좋겠고, 고객들이랑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삶은 어떤 것이다’ 이런 생각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셔벳님의 글, “이건 나에게도 해당되는 질문이었다. 노동도 타성인걸까. 굳어진 습관처럼 몸은 동일한 일을 기계처럼 반복하도록 길들여지는것 일까.” 이런 문장 좋습니다. 셔벳님에게 남아 있는 훼손되지 않은 청정지역이 있어요. 어떤 시선과 느낌이 글의 고유함을 자아내고 그게 꿈결인 듯 생시인 듯 아리송하여 좋습니다.  


깻잎님. 어느 여름밤의 대화. 단란한 글입니다. 두 아들과 삼천원 걸고 나눈 대화가 너무 가볍지도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딱 아이들스러워서 좋아요. 문득 드러나는 불편한 진실 “엄마가 간식을 챙겨줘요?” 같은 부분은 웃음을 주고 “애들을 한 계급 낮은 사람 취급하지 말라”고 하는 대목은 뜨금하네요. 깻잎님은 잘 듣고 잘 풀어내는 능력이 있고 겉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써내는 힘이 있어요. 급히 써서 퇴고를 못한 걸 감안해도 잘 읽히고 울림이 남아요. 언젠가 절실한 글을 써야할 때가 오면 누구보다 붙들고 늘어지면서 더 좋은 글 써내실 거예요. 성실함으로 늘 그 자리에서 수업 함께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꽃파랑님. 공동육아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조금 풀렸습니다. 공동육아, 공동체교육, 비석치기, 망차기, 그리고 인터뷰이 닉네임 물흘러 같은 단어는 읽기만 해도 정화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이 급하게 녹취를 풀어놓은 상태라서 어수선합니다. 이럴 때는 중간제목을 달면서 단락을 구성하면 됩니다. 공동육아에 대한 설명보다는 놀며 노래하며 공동육아를 실천하는 물흘러, 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주세요. 글이 딴 길로 새지 않고 하나로 수렴하려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겠죠. 항상 글을 두세 페이지씩 써내는 긴 글 호흡은 꽃파랑님의 큰 장점입니다. 여기에 독자 입장에서 읽으면서 ‘맥락’을 잡아주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여백님. “너는 어찌하여 이런 사람이 되어 글에 색과 향이 있느냐.” 묻게 되네요. 마지막 차시에 여백님의 장점이 녹아든 최고의 글이 나와서 기쁩니다. 인터뷰이도 인터뷰어도 두 사람의 개성이 드러나고 둘 간의 팽팽한 긴장도 살아 있고, 불우한 가정사 이야기, 파격적 에로신도 그 어떤 편견 없이 한 사람의 삶에서 공감하고 이해하게 하는 좋은 인터뷰입니다. 자기 검열 없는 것, 표현에 주저함이 없는 것은 글쓰는 사람에게 정말 큰 재산입니다. 사람에 대한 온전한 이해, 멜랑꼴리한 시선까지 곁들여지니 글이 오감을 건드리면서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큰 물음까지 던지게 되네요. 사람을 저버리지 않고 사람과 씨름하면서 나오는 글, 약간의 똘끼까지 곁들여진 어쩐지 비급스러운 요소도 들어있는 그런 불건전함의 건전함이 돋보이는 글 계속 써보시길.  


바쿠님. 논문 글쓰기를 위한 인터뷰 자료를 사람 중심의 인터뷰글로 재구성하기는 어렵죠. 그래도 해볼만한 일입니다. 논문은 사회인 야구인의 야구장 찾기 라는 ‘주제’가 중심이라면 인터뷰는 야구장을 찾는 사회인 야구인 이라는 ‘사람’이 주어가 됩니다. 관점을 달리해서 글을 써본다면 앞으로 글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바쿠님 덕분에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정보가 부족해서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잘 알지 못했던 체육계의 (빛과) 그림자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자기 삶의 경험에 근거한 글쓰기, 바쿠님에게는 무한한 글감이 있고 현실을 글로 풀어낼 수 있는 관점과 필력이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전에 학생들에게 말한 체육계 악의 평범성이 더 활개치지 못하도록 글로도 써보는 시도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바쿠님이 가진 익살스러움, 그런데 웃어야한다는 강박에 가려진 우울까지 다 한번 있는 그대로 써보면 글이 훨씬 입체적이고 진실해지겠지요. 자기를 억압하면 어느 정도 이상의 글은 절대로 나오지 않고 어떤 주제를 써도 표면에만 머무르니 비슷비슷한 글이 됩니다. 부디, 익살의 말과 우울의 눈을 다 가진 체육인 필자 바쿠로 거듭나주세요.  


귤님. 이제 보니 ‘이렇게 외롭다고. 우리가’가 제목이었네요. 시큰해지는 제목. 친구의 러브스토리를 외로움으로 보신 거라면, 그거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들어가면 좋았겠어요. 귤이 가진 매력이 잘 드러난 글입니다. 가장 길기도 하고요. 서사가 어느 정도 받쳐주었고 시적 운율, 시점의 혼동 등 시적 시도가 글을 세련되게 해주었어요. 

더 파고들기. 이게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 시도를 안 해보아서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한 거 같아요. 이 글에서도 친구의 외로움, 사랑이라면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가족제도 안에서의 허무함 같은 것에 질문할 요소가 무궁무진하거든요. 그걸 더 해야한다고 계속 주장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더 오래 붙들고 있고 여기에 뭐가 더 있다, 이게 전부는 아니다, 사람의 감정과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면 글쓰기의 다른 진경이 펼쳐질 것입니다. 이쯤이면 됐다싶을 때 에이포용지 한바닥 더 쓰기를 실천해보세요.  


하늘타리님. 청바지라는 게 단지 옷이 아니라 황관순 선생님 삶의 태도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눈높이를 맞추려는 선생님의 노력이 실감나게 다가온 에피소드가 잘 담겨진 좋은 글입니다. 다 말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제약들, 지면 분량이나 인터뷰이의 수위조절 요청 등이 있죠. 하지만 모든 글은 항상 제약이 있습니다. 시간, 지면, 수위 등. 삶이 그렇듯이 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여지므로, 그 조건에서 어떻게 최대치를 표현할 것인가 고민하는 게 필자의 역할이고 능력일 것입니다. 하늘타리님의 삶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좋은데, 그런 휴머니스트는 흔하고 작가는 조금 더 날카로워야합니다. 따뜻함을 넘어서 불편함까지 온기로 담아내려는 욕심을 내어본다면 글이 다른 결까지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타리님의 한없이 큰 눈망울이 마냥 선해보이면서도 언뜻 깊고 단호해보이곤 했는데 그래서 글도 그렇게 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개미님. 읽기가 힘든 글. 길어서 슬퍼서. 그걸 듣고 썼고 살아가는 개미 덕분에 읽기 힘든 글을 읽었습니다. 회피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직면하기’에 데려다놓는 것이 작가의 할 일이라면 개미는 큰 일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이의 입장에서 같이 아파하고 고민하고 배고프고 주장할 수 있어서 싱크로율 높은 글이었어요. 50장을 6장으로. 그렇게 내용을 추려주었기 때문이겠지요. 한 사람의 삶에는 얼마나 많은 말들과 눈물과 회한이 깃들어있는가. 나이가 어리다고 덜하지 않다는 엄연한 진실을 알았네요. 혜린이의 강렬한 삶의 글이 혜린이가 우려하는 일회성 동정이나 연민에 그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저의 마음아픔의 실체를 오래 들여다보는게 혜린이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요. 독자에게 숙제를 남겨준 글 잘 읽었어요. 



(정수님은 지난주 리뷰해서 안 올렸고 인터뷰과제 완성해서 올리면 리뷰 올릴게요. ^^ 산내에서 오가면서 같이 수업 들어준정수에게 나는 무엇이었나 반성하겠습니다. ㅎㅎ 고마워요 정수. 졸업논문시집도 찬찬히 읽어볼게요.)




잊말님. 꿈이 현실로 변하는 과정. 자본이 예술이 되는 과정이 나오는 좋은 인터뷰네요. 가장 좋았던 건, 혹독한 막내디자이너의 생활에 한탄하다가 옷 이야기하고 자기 브랜드 이야기하면서 환해지는 과정이에요. 이 사람이 정말 자기 일을 좋아하는구나 알 수 있으니 덩달아 행복하네요. “옷을 만드는 시스템은 문제가 많지만, 만들어진 옷은 아무 죄가 없으니 그냥 이쁘기만 해요.” 이런 말들이요. 

잊말님의 사려깊은 시선, 대화를 이끌어내는 감각이 잘 어우러진 글입니다. 특별히 인터뷰어의 주관을 넣진 않았지만,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끌어가는 과정에서 잊말님도 잘 보여요. 어떤 존재를 자기의 문화예술종교적 소양으로 바라보고 관찰하고 자분자분 읽어내는 일에 잊말님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상한 표현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 과도한 힘이 안 들어가니 더 힘이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시선 이런 말투 이런 느낌으로 ‘글의 노래’ 많이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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