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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 2학년 7반 소년들이야기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 2학년 7반 소년들 이야기' 공연을 어제 홍대 롤링홀에 보러 갔다. 33명 아이들 중에 한명만 살아온 그 반. 이지혜 선생님이 기간제 교사라 순직 처리에 난항을 겪는 그 반 아이들을, 클럽 공연과 함께 기억하는 새로운 형식의 추모자리. 슬프게 울다가 신나게 놀다가, 기대 이상이었다. 


인디밴드 다섯 팀 중 (내 기준으로) 발군의 실력을 선 보인 밴드 스팟라이트. 베이스랑 리드기타, 세컨기타가 동시에 터져나올 때 그냥 기타 소리에 묻혀서 죽고 싶을 만큼 황홀했다. 이게 얼마만인가. 요즘 아들이 '밥상머리'에서 아이패드로 공연실황 보면서 밥 먹는데 아침마다 콜드플레이 뽐뿌질. 공연에 너무 가고 싶었는데 그런대로 원 풀었다.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공연이 올해 12월까지 롤링홀에서 열린다니 앞으로 별일 없으면 매달 마지막 금요일엔 롤링홀에 가는 걸로. 금요일엔 돌아갈래. 참신한 밴드들 음악 접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고 충만하다. 아이들 잊지 않고 기억하는 시간이라 좋다.


"아들을 단 한시간만 보고싶다. 만나면 밥 한끼 먹여서 보내고 싶다"는 희생자 아이 아버님 말씀이 가슴에 남는다. 스팟라이트 보컬이 중간에 멘트하면서 울먹이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무대 끝나고 이런 영상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