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숙농성 300일 <사람을 보라> 사진전을 기획하며

[사람사는세상]

세 개의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났다. 하나는 김진숙 지도위원한테 점점 소원해지는 것이 미안스러웠다. 의리없다고 생각했다. 뭘 할 수 있을까 멍하니 틈틈이 고민했다. 둘은 연구실이 별꼴카페와 동거하는데, 아직은 비어있는 시간이 많은 카페가 자꾸 말을 걸어왔다. 나하고 놀자. 좋은 사람들과 멋진 일을 꾸미고 싶었다. 셋은 사진하는 선배가 연구실 구경시켜 달라고했다. 커피 시켜놓고 노닥거리면서 공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유연함을 이야기하다가 나중에 사진전 하자고 추동했다. 불현듯 <사람을 보라> 사진전을 해볼까. 제안했다. 그 즉시 두어군데. 다음날 한 군데. 전화해서 미팅 날짜를 잡았다. 꿈처럼 무정형으로 흘러간 일들.  


4차 희망버스에서 사진집<사람을 보라>를 샀다. 첫장을 넘겼다. '이것은 우리시대 모두의 운명과 관계된 이야기다'  쓸쓸한 사진이 누워있다. 가슴이 쿵했다. 신체에 각인된 찰나의 기억. 그리고 밀도 있는 보폭으로 다가오는 이미지들. 멀건 얼굴. 목장갑. 손. 풍등. 꽃이불. 양동이. 헬멧,등짝같은 시큰한 것들... 이후 김진숙 지도위원을 생각할 때면, 고공 크레인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영도앞바다를 떠올릴 때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몸 어디선가 들려왔다. 눈 밝고 손 예민한 사진가들이 만든 순정한 책. 희망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절망의 정의로움(신형철)을 보여주는 순정한 사람들의 기록 <사람을 보라>

그것으로 사진전을 한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날을 잡고 판을 짰다. 오늘 낮에 웹자보 초안을 넘겼다. 찌라시가 나오면 주말 노동자대회에 뿌릴 작정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좋은 영감과 에너지를 주는 전시, 차 한잔 마시면서 찬찬히 숨고르고 정리하는 시간, 와글와글 수다와 웃음이 채워지는 자리면 좋겠다. 진숙농성 300일. 내려와도 이어져도 의미있다. 김지도가 내려와서 전시를 보러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본다. 

    

한진중공업 사태와 김진숙 고공농성 300일

<CT85-사람을 보라> 사진전

이것은 우리 시대 모두의 운명과 관계된 '별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300일 넘게 40미터 크레인에서 사는 참 별난 사람
자기 밥그릇은 뒷전이고 해고된 동료들과 싸워온 별난 사람들
한 사람의 절망에서 저마다의 절망을 구하러 모여든 별난 사람들
무심코 스쳐가는 삶의 자리를 찍는 별난 외눈박이 사람들
.....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립니다.


전시기간: 2011년 11월 15일(화)부터 12월 4일(일)까지
전시장소: 문화예술카페 <별꼴>
오픈행사: 2011년 11월 15일 저녁 7시 인디밴드 공연 및 사진가와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 입장료: 커피 한 잔

* 함께하는 사람들: 권우성, 김수진, 김재송, 김홍지, 김흥구, 노순택, 류우종, 박민혁,
박승화, 박정훈, 양태훈, 오은진, 유성호, 이명익, 이미지, 이재원, 이치열, 이정선,
임태훈, 정기훈, 정택용, 조재무, 최형락, 한금선 (한진중공업 사진집 <사람을 보라>제작 참여 사진가23명)
희망버스 기획단 / 수유너머R / 수유너머N / 문화예술카페 ‘별꼴’ / 장애인극단 ‘판’ 

 

찾아오시는 길: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 4가 322번지 삼정빌딩 3층 (070-8268-7355 수유너머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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