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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시집

길 / 황지우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


 

삶이란

얼마간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

 

돌아다녀보면

조선팔도,

모든 명당은 초소다

 

한려수도, 내항선이 배때기로 긴 자국

지나가고 나니 길이었구나

거품 같은 길이여

 

세상에, 할 고민 없어 괴로워하는 자들아

다 이리로 오라

가다보면 길이 거품이 되는 여기

내가 내린 닻, 내 덫이었구나 



 - 황지우 시집 < 게 눈 속의 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