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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시집

국화꽃 그늘을 빌려 / 장석남 '마음 그늘 빌려서 잠시 살다가는'

 

국화꽃 가을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 장석남 시집 <젖은 눈>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