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으로 가는 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시 가을 / 도종환 ‘너도 잘 견디고 있는 거지' 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 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을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웃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 억새풀의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 너도 잘 견디고 있는 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 도종환 시집 , 문학동네 소녀의 가을은 낙엽과 시와 노래로 충만했다. 앙케이트 할 때면 좋아하는 계절에 ‘가을’ 써놓고 9월부터 미리 들떠 지냈다. 고1때 국어선생님을 사모했는데 ‘낙엽을 태우면서’를 배우는 시간엔 애들이랑 우애동산에서 낙엽을 쓸어와 교단에 쫙 깔아놓고 선생님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