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들의 채식주의 선언 # 먹는 것도 윤리학 열 살때부터 아침에 삼겹살 구워먹고 등교하던 아들이 며칠 전 폭탄선언을 했다. “엄마, 저 앞으로 고기 안 먹을래요.” “왜?” “학교에서 다큐멘터리 봤는데 너무 끔찍해서 못 먹겠어요.” “오~ 아들, 네가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엄마는 대환영이다만...진짜야?” “네!” “결심 단단히 해라. 우리나라에서 소수자로 살아가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란다..” 사실 난 믿지 않았다. 작심삼일이겠거니 했다. 근데 제법 완강하다. 아침에 고기먹고 저녁에 고기가 없으면 "반찬이 이게 다에요?"라며 못내 아쉬워하고, 여섯 살 아래 동생이랑 유치찬란하게 지우개 만한 고기 살점 놓고 쟁탈전을 벌이던 놈이다. 그런데 김치찌개에 야들야들한 돼지고기가 들어가도, 갈색의 윤기 도는 불고기가 있어도 젓가락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