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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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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사진가 - 레닌에서 만화까지, 사진 그 가능성의 중심 손가락 끝에서 시간의 잎들이 피어난다 - 진은영 ‘긴 손가락의 詩’ 중에서 # 레닌, 기억 레닌이라니. 전생에 잠깐 스친 첫사랑처럼 흠칫 발걸음을 불러 세우는 이름이다. 우연찮게 일 년 터울로 세 권의 책이 나왔다. (2006) (2007) (2008) 각각 시집, 사진책, 철학서인데 표지나 표제가 빨갛다. 마치 3부작 같다. 아직도 참숯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레닌을 호명하는 이들은 뉘신가. 시인 김정환은 레닌을 노래했다. 기억의 시간의식이 ‘지워지는 것’은 지나간 삶의 의미와 가치가 ‘짓밟히는’ 것이라며 “인간의 조직이 아름다웠던 시간”을 환기했다. 철학자 지젝은 레닌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레닌이 반복되어야 한다며 “아연할 정도로 실패한 이름 레닌” 안에는 구현해낼 가치로 충만한 유토피아적 불꽃이 있음을 ..
<개념정리> 욕망하는 신체의 정치경제학 # 복합적 신체 노동자들이 자본가의 착취에 대항해 ‘우리가 기계가 아니다’ 라고 외치는데 기계가 맞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노동자는 비유가 아니라 실재로 산업기계의 이지적 기관이다. 인간이 어쩌다가 산업기계의 부속이 됐을까. 자본의 욕망(리비도) 때문이다. 자본은 자기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인간을 손으로, 화폐를 혈액으로 삼아 생산물을 낳는 신체다. 자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욕망하는 신체는 단일체가 아니라 복합체이고 기계처럼 작동한다. 욕망의 흐름 속에는 인간과 기계, 사물과 동물의 구별없이 모두 접속하여 네트워크 형태의 신체를 구성한다. 즉, 하나의 부분-기관이 항상 다른 부분-기관에 연결되면서 형성되는 리비도적 신체이다. 어떤 욕망의 흐름을 생산하고 어떤 흐름을 절단-채취하는지에 따라 신체는 매번 다른..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우리시대 이데올로기의 실재들 라캉의 실재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실재에 관한 정의는 흡사 선문답을 연상시킨다. 깨달은 사람의 입장에서 선문답은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나 깨닫지 못한 입장에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재는 관성적인 현존, 실정성의 충만, 상징적 질서 한가운데에 뚫린 구멍, 간극이다. 실재는 상징화에 저항하는 견고하고 꿰뚫을 수 없는 중핵. 그 자체로는 아무런 존재론적인 일관성도 가지고 있지 않은 기괴한 순수 실체이다. 등등. 실재는 단단한 덩어리이면서 구멍이고 현존하면서 선행한다. 라캉(지젝)에게 이데올로기는 환상이고 이 세계를 이루는 상징질서이다. 실재는 환상 가로지르기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박정수의 분석을 참조해 우리시대 이데올로기의 실재들을 살펴보자. * 파시즘의 실재 파시즘의 인간관계는 고문자와 피고문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