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찐빵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네거리에서 / 김사인 그럴까 그래 그럴지도 몰라 손 뻗쳐도 뻗쳐도 와닿는 것은 허전한 바람, 한 줌 바람 그래도 팔 벌리고 애끓어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살 닳는 안타까움인지도 몰라 몰라 아무것도 아닌지도 돌아가 어둠 속 혼자 더듬어 마시는 찬물 한 모금인지도 몰라 깨지 못하는, 그러나 깰 수밖에 없는 한 자리 허망한 꿈인지도 몰라 무심히 떨어지는 갈잎 하나인지도 몰라 그러나 또 무엇일까 고래 돌려도 솟구쳐올는 울음 같은 이것 끝내 몸부림으로 나를 달려가게 하는 이것 약속도 무엇도 아닌 허망한 기약에 기대어 칼바람 속에 나를 서게 하는 이것 무엇일까 - 김사인 시집 , 창비 홍은동 사거리 종로찐빵을 찾는다. 홍제역1번 출구에서 나가서 직진. 어딘가 익숙하다. 내가 학교 다니던 동네에서 한 정거장 넘어오면 이곳이었다. 집과 반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