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2.01]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2 (6)
  2. [2010.11.30]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1 (4)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2

[글쓰기의 최전선]

진행방법:

1)이 인터뷰가 어떤 목적인지, 어떻게 쓰일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 자리인지 맥락을 짚어주어야 한다.
2)약간의 침묵을 견뎌야 한다. 그러나 대화가 단절될 경우를 대비해 예상 질문카드를 꺼내야 한다.
3)녹음기나 기록은 필수다. 날짜나 고유명사 전문 용어 같은 것은 한 번 더 확인해두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4) 자리를 떠날 때까지 수첩을 놓지 말자. 인터뷰가 끝났다고 생각됐을 때 인터뷰이가 긴장을 풀고 자기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투와 표정들, 행동들,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 진실로 들어가는 힌트가 될 만한 단서가 나온다. 100%그렇다. 인터뷰어는 들어가서 나올때까지 스위치 온할 것.
5) 인터뷰이 주변인에게 물어보라. 인터뷰이가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하지 못했던 주옥같은 정보가 나오기도 한다.
(예) 연예인 인터뷰할 때 매니저들, 직장인의 경우 동료, 가족 등  

# 질문하는 방법

“잘 던진 공 하나가 게임의 승패를 가르듯, 잘 던진 질문 하나가 인터뷰 생명을 발한다.”

- 어떤 고통, 어떤 상실에 집중하지 말고 그 이후의 '변화'를 물어라 상처가 시인을 만든다는 것은 문학의 오랜 속설 가운데 하나이다. 상처 없는 사람이 없다고 할 때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인터뷰이가 생의 혼란기나 고통스런 기억을 되짚을 때 시처럼 아름다운 명언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건에만 집중해서 묻지 말고, 상실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상처로 인한 변화를 물어야 한다.
(예) 전윤선 휠체어 배낭여행가 씨 - 이십대 후반에 하반신 마비가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과 세계로 여행을 다님. '장애를 극복한 것'의 논조는 정상/비정상의 척도임. 신파로 흐르지 말고 '휠체어 여행자'라는 삶의 새로운 양태를 제시해주어야 함.   

- 행복하냐고 묻지 말고 점수를 매기면 지금 몇 점입니까  반드시 구체적으로 질문하라. 질문이 크면 대답도 크고 질문이 추상적이면 대답도 두루뭉수리하다. 슬펐다는 얘기보다 이틀 굶었다는 답변을 유도하라는 뜻. 
- 진실은 아름답지 않고 불편하다. 불편한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라.
- 긴장을 풀기 위해 어제 무엇을 하고 보냈는지, 일상적인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도 좋다.
- 전문가에게 특정한 주제에 대해 물을 때는 세 가지로 정리해달라고 하면 도움이 된다.
- 어릴 때 성장과정 얘기를 물어보라 누구나 어릴 때부터 물려받아 평생 나를 이끈 어떤 태도가 있으며 그 사람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이룬다.
(예) 건축가 류춘수.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건축가. 어릴 때 시골+절생활이 한국적 감수성의 근간이 된다.

# 원고작성 법

- 소통이 목적인가 과시가 목적인가. 소설가이자 번역가 故이윤기 씨가 글쓰기 전에 반드시 상기한다는 말이다. 현란한 지식의 세계를 유감없이 드러내지만 사고의 흐름을 정지시키는 글이 있고 인식의 기 회로를 틔워주는 글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팩트의 진실함이지 필자의 지식이나 감정상태가 아니다. 지나친 자의식 노출을 피하라. 또한 기발하기보다 정직하고 정확하게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터뷰어는 전달자다. 사실-진실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
(예) 김귀옥 교수, 한국전쟁에 위안부 있다. 반공이데올로기 비판이나 페미니즘 설교로 글이 흐르지 않아야함. 사실을 던져주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라.

- 감동이 아니라 영감을 주라  ‘좋은 작품은 정신을 해방시켜 주체를 망각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의 삶에 대한 태도와 세계인식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삶을 반성케 한다. 그것은 그의 본래적 자아를 각성시켜 정직하게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게 한다.’  단순히 감정을 세척해주고 순간적인 위안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성'과 '해방'이다.

- 다 쓰려고 하지 말라 무대 전체를 밝히면 조명이 아니다. 한 곳만 비추어 돋보이게 하라.
(예) 송승환 - 그의 삶에 많은 미덕이 있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는 사람의' 컨셉으로. "세상에는 세 가지 일이 있다.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송승환은 언제든지 ‘하고 싶은 일’을 택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사는 목적은 행복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려 하지 말라 삶은 진행형이다. 답을 찾지 못해도 의미 있다. 사건 하나, 생각 하나, 질문 하나를 품고 남기는 것도 좋다.
(예) 깔대기 이론을 피하라. 가령 인생은 아름답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등등 손쉽고 억지스러운 결말은 글의 격을 떨어뜨린다.  

# 괴로운 글쓰기? 행복한 글쓰기!

언젠가 노희경 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사는 일이 괴로운 것은 인생이 대단한 것이라고 여기는 데서 온다. 어차피 세끼 밥 먹고 사는 것인데 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권력이 되어버린 세상에 글 쓰는 일은 괴로움을 안겨준다. 하지만 글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한 방편이다. 글의 깊이가 인간의 깊이는 ‘아니다.’  "글 쓰는 능력은 인간지성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최고의 문장이 최고의 지성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서툰 문장이 덜 익은 지성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고종석)

글쓰기는 지성의 영역인 만큼 기술의 영역이기도하다. 근육처럼 쓸수록 나아진다. 그리고 써야 쓴다.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생각은 정리된다. 글쓰기에 대해 지나친 권위를 부여하지 말고 만만하게 얕보면서 접근하자. 글쓰기는 나와 세계에 다리를 놓는 일이고, 습관이 길러지면 주변 환경을 예리하게 인식할 수 있다. 삶이 풍요로워진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글은 수단이다."  글을 쓰려는 욕구보다는 자신의 체험을 나누고자 하는 욕구를 간직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글이든, 사진이든, 음식이든.

tip * 조지오웰의 글쓰기 원칙

1. 익히 봐 왔던 비유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2.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3. 빼도 지장이 없는 단어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뺀다.
4. 능동태를 쓸 수 있는데도 수동태를 쓰는 경우는 절대 없도록 한다.
5. 외래어나 과학용어나 전문용어는 그에 대응하는 일상어가 있다면 절대 쓰지 않는다.
6. 너무 황당한 표현을 하게 되느니 이상의 원칙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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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1

[글쓰기의 최전선]
* 지난주 토요일에 '마포는대학'에서 인터뷰 하는 법을 강의했다. 그냥 떠들 수가 없어서 몇 가지 적어간 내용이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것이다’

#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이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니체는 말했다. 사람들은 다 비슷하지만 모두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삶의 환경과 유전자가 다르고 똑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수용하는 자세와 기억하는 부분에 따라 조금씩 삶의 모양과 의미는 변한다. 저마다 표정과 향기가 생기는 것이다. 장미와 민들레, 동백은 빛과 바람에 따라 고유의 향기와 빛깔이 만들어진다. 피고 지는 시기도 다르다. 어느 것이 더 예쁘고 더 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삶에 대한 가치평가와 등급이 존재한다. 삶에 대한 상상력이 화원에서 파는 꽃의 종류만큼이나 그 가짓수가 적다. 가령 피부색, 학벌, 돈, 명예, 지위 등 극히 물질적인 것을 척도로 삼아 그것에 충족될 때 그 삶을 아름답다거나 성공했다고 말하고 미달할 땐 무시한다. 무시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없는 듯이 취급한다. 이 가려진 부분,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 작가의 역할이다. 모든 생명은 그 땅의 최상이고 그 세월의 최선이었음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여야 한다. 

# 인터뷰는 짧은 연애다

우리는 한 사람을 사랑하거나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때 그동안 몰랐던 세계를 경험한다. 인터뷰도 사람을 통해 하나의 우주로 들어가는 가슴 뛰는 행위이며 그동안 알고 있던 세상이 한 없이 낯설어 지는 체험이다. 인터뷰를 흔히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반만 맞다. 인터뷰는 그저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는 그런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다. 취재원과 작가, 작가와 독자 등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감전되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서로가 영향을 미치고 달라지는 매우 뜨거운 사건이다. 좋은 연애가 서로를 성장시키듯이 좋은 인터뷰도 이전과 이후의 주체가 달라져야 한다. 너로 인해 내가 달라진 만큼이 소통이다. 소통하는 인터뷰를 위해서는 충분한 호의를 갖고 만나서 상대방에게 눈을 떼지 말고 흐름을 읽는 일이 중요하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라는 시구처럼 타인에 몰입할 때 상대방의 미덕과 고유성을 발견할 수 있다.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랑이 대상을 창조하듯이 좋은 인터뷰어도 인터뷰이를 새롭게 창조한다. 인터뷰는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농밀한 연애다.

# 인터뷰 어떻게 할까

마음가짐  인터뷰가 연애라는 연장선상에서 얘기하자면, 어떤 연애전문가는 그동안 헤어진 여자친구가 내 인생의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인간은 서로의 도움 없이 인간은 삶을 지탱할 수 없으며 정신을 배양할 수 없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인터뷰이를 인생의 스승으로 바라보라. 고마워 진다. 아는 척하지도 거짓으로 둘러대지도 말고 당당하고 진실한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고 진솔한 자세로 마주할 것이다. 큰 기업 회장이건 경비원이건 사회적 역하링 다를 뿐 모두 다 같은 동료시민이다. 사람사이에 위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

(예) CEO 나 고위인사를 만날 때: ‘높은 분들’은 늘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과 친근감이 넘치는 사람에게 호의적이다. 어떤 한 분야의 최고에 이른 사람은 존경할만한 부분이 있지만 지나치게 낮추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인터뷰는 일종의 기싸움이다. 주도권을 빼앗겨 끌려가면 이야기의 맥락을 놓친다. 인터뷰이가 고위층이라고해서 잘 보일 일도 덕 볼 일도 없는 판국에 실수 좀 하면 어떤가. 당당하고 예의바르게 대하라. 애초에 완벽한 인터뷰 따윈 없다. 삶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지한 인터뷰가 있을 뿐이다.   

사전준비 충분한 사전조사가 대화를 풍요롭게도 하지만 지나친 ‘뒷조사’가 편견을 만들기도 한다. 또 미리 준비하는 질문은 악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수위조절이 관건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가면서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단, 아는 척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은 다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하도록 해야지 내가 다 안다고 미리 말해버리면 안 된다. 유명인을 인터뷰할 때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 - 편견일지도 모르는 그것들-만 확인하고 오는 게 가장 나쁜 태도이다. 동일한 의미를 복제-생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좋은 인터뷰어는 상대방이 신나서 떠들도록 자리를 펴줄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이야기가 샘솟도록 마중물을 부어줄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 준비해 가자.

(예) 뮤지컬배우 최정원: 배우의 경우 수상경력. 주요작품의 역할. 데뷔년도 등 기본 정보와 작품 한 두개 복습은 필수다.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것, 2010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 받은 것, 끼가 넘치는 딸을 둔 것 등 특별한 에피소드를 챙겨갔다. 컨셉은 무대 아래의 수수한 일상. 마흔. 여자. 엄마. 등을 키워드로 대화를 이끌고갈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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