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총파업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 / 박노해 '우리 생을 관장하는 검은 하늘'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 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번 짓지 않은 우리를 감옥소에 집어넌다는 경찰관님은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 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겁나는 하늘이다 높은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은 모두 하늘처럼 뵌다 아니,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검은 하늘이시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대대로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 그 사람에게만은 이제 막 아장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예쁜 우리 아가에게만은 흔들리는 작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