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미누'의 구속이 나와 무슨 상관일까

[사람사는세상]

한 사람의 이주노동자가 잡혀간다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수다체로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일까.” 13일 오전에 세미나 하러 연구실에 갔다가 정수샘에게 미누씨가 잡혀갔다는 얘길 들었다. 연구실과 한 공간을 쓰는 이주노동자방송국 MWTV에서 일하는 분이고 17년간 문화활동가로 열심히 일한 친구인데 어제 출근길에 연구실 앞에서 강제연행 됐다는 것이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낯은 익은 분이었다. 안타까웠다.

하지만 사실 요즘이야 천인공노에 어이상실할 사건사고가 하루걸러 터지는 지라 솔직히 말하자면 “나쁜 놈들이 참 가지가지 한다. 미누씨 불쌍하다.”는 탄식이 나오는 정도였다. 정수샘이 글 한번 써보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동하지를 않았다. 만약 정수샘이 잡혀가면 성명서 한바닥 절로 나오겠지만 난 그에 대해 아는 것도 추억도 없으므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반응만 할뿐이다. 

다음 날, 친구이자 식구를 빼앗긴 고병권샘이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규탄의 글을 보았다. 미누의 구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에서 읽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보니까 ‘친구의 상심’이 읽혔다. 미누가 잡혀간 현실이 구체적으로 와 닿았다. 미누는 내 친구의 친구였다. (내가 이래서 글을 사랑한다. 프로이트 말대로 확실히 언어에는 마법의 기능이 있다) 마침 기자회견장인 서울출입국사무소가 집 근처여서 가려던 참에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해피에게 연락이 와서 같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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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도서관] '책도 있고 친구도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사랑방

[좋은삶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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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도당동 강남시장 끝머리, 이곳에 자리한 '꼬마도서관'은 돌 틈 사이 핀 들꽃같은 책방이다. 재래 시장통의 들쑥날쑥 간판 사이 숨어 있어 지나치기 일쑤지만, 마음 기울여 발견하면 쉽사리 지나치기 어렵다. 원래 '책과 사람'만한 풍경이 없는 데다 이색문화가 어우러져 향기 또한 그윽하다.


꼬마도서관은 아시아인권문화연대(대표 이란주)가 운영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도서관이다. 이 곳에는 네팔·베트남·파키스탄·태국 등 12개국과 우리나라 책을 포함해 6000여 권이 구비돼 있다. 이주노동자와 지역 주민에게 책을 무료로 대여해 준다. 1월의 마지막 날, 꼬마도서관을 찾았다.


"책도 있고 친구도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사랑방

"이주노동자가 책을 다 보느냐고 의아해하세요. '이주노동자' 하면 대개가 일만 하는 줄 알죠. 조금 나은 경우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분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활인입니다. 자기 나라를 떠나서 일하는 것뿐이죠. 삶의 한 부분으로 노동을 하는 거고, 당연히 여가를 즐기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권리가 있죠."

상임일꾼 신순영씨는 꼬마도서관을 '이주노동자의 사랑방'이라고 소개했다. 주 이용자는 도당동 근처에 밀집한 중소업체 이주노동자들이다. 가끔 멀리 평택이나 구리, 일산에서 오는 이들도 있다. 몰라서 못 올 뿐 일단 알면 한달음에 달려온다. 다음번에는 친구를 데려오기도 한다. 그렇게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꾸준하다.

꼬마도서관은 공장의 잔업이 없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평소엔 6시까지 문을 연다. 이용자가 평일에는 십여 명이지만 주말이면 몇 배로 늘어난다. '인도네시아 3인방' '태국 3인방' 등 단골 이용자도 있다고.

"최근에는 국제결혼이 늘면서 2세 아이들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동네에 사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만화책을 보러 오기도 하고요. 도서관이니까 책 나눔이 중심이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좀 더 애틋하세요. 시간 나면 갈 곳이 있고 또 찾아가면 친구들이 있고 자국의 책이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위안을 얻으시거든요. 매일 문 닫는 시간이면 와서 돕고 가는 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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