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커피와 상처 모처럼 믹스커피가 먹고 싶어 커피물을 끓였다. 2분여 흘렀을까. 보글보글 물이 익어가는 소리 요란했다. 무선주전자 뒤편의 믹스봉지를 집으려고 손을 뻗었다. 벌레를 포획하는 새처럼 날렵하게 믹스스틱 하나 빼오려는 찰나, 눈보라처럼 회오리치던 뽀얀 김이 손목을 감쌌다. 1초 정도. 아아아. 칼바람 속을 지날 때 "추워 추워" 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처럼. 아파. 아파. 말이 샜다. 손목을 심장 앞으로 얼른 뺏어왔을 때는 이미 피부가 벌겋게 익은 이후다. 찬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했다. 손목에 가스렌지가 내장된 기분. 시간이 흐를수록 살이 가열됐다. 후끈후끈. 약국에 가서 화상 연고를 사서 바르고 진정되길 기다렸다. 웬걸. 반나절이 지나자 상처부위가 검지손가락만한 투명에벌레 모양으로 부풀어 올랐다. 달걀이 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