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1.13] 꽃수레의 사랑으로 (15)
  2. [2010.07.22] 하하하 - 그리 대단한 사랑은 없다 (10)
  3. [2010.01.04] 엥겔스처럼 '좋은 인연' 만나려면 (8)

꽃수레의 사랑으로

[차오르는말들]

그저께 남편이랑 싸웠다. 오랜만의 심각한 다툼이다. 무릇 부부싸움이 그렇듯이 사소한 안건이 싸우는 동안 인격 자체를 문제 삼는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남편의 감정 그래프는 원래가 잔잔한 해수면이고 나는 파도치는 유형이다. 그래서 싸움의 러닝타임은 길게 가지 않는다. 내가 폭풍 분노를 퍼부으며 눈물을 찍어내다 보면 남편은 쿨쿨 자고 있다. 허탈하다. 나 홀로 분노의 뒤안길 어슬렁거린다. 하나둘 케케묵은 원한감정이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마치 버스가 흙탕물 튀기고 지나간 것처럼, 순식간에 기억의 오물을 뒤집어쓰고서 나는 맹렬히 후회한다. ‘그 때 결판을 내렸어야 하는데......’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서’ 마루에다 이불을 폈다. 평소에 아빠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야 잠이 잘 온다며 아빠 곁을 사수하던 꽃수레를 꼬드겨서 오늘은 엄마 옆에서 자자고 했다. 이불위에 나란히 누웠다. 불을 껐다.
“수레야. 넌 아빠가 왜 좋니?”
“성진이(아빠)는 내 친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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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 그리 대단한 사랑은 없다

[극장옆소극장]

나를 키운 8할은 오빠들이다. 지나고 보니 열아홉 이후에는 늑대소굴에서 살았다. 그들을 남자로 보았을 리 만무하다.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킬 여지도 없었다. 성적인 것에 무지했다. 순결이데올로기가 내면화된 줄도 모른 채였다. 당시 내게 남자란 이성理性. 다른 성별이 아니라 합리적 존재였다. 같이 있으면 말도 통하고 배우는 것도 많고 즐거웠다. 좋은 사람의 좋은 기운에 끌렸고 그들도 나를 국민여동생처럼 예뻐했다.  

가장 따랐던 선배A. 나의 사수였다. ‘대학에 가도 이런 공부만 하니까 내가 가르쳐 준다’며 호의를 베풀었다. 몇 개월 토요일에 그의 집을 드나들었다. 녹두에서 나온 감색 책 ‘세철’을 가방에 넣고 다녔다. 책을 읽고 묻고 답하고 정리했다. 영화 보면 과외선생님이랑 정분이 나기도 하던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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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처럼 '좋은 인연' 만나려면

[차오르는말들]

 
# 엥겔스가 엥겔스를 만든다  

맑스의 여자관계는 어땠을까. 맑스가 무슨 면벽수행 하는 수도승도 아니고 학자에게 지고지순형 러브스토리를 기대할 이유는 없다. 그저 궁금증의 발로다. 알아봤더니 부인 외에 하녀에게 나은 자식이 한 명 있었다. 맑스의 공식인정은 아니고 여러 정황에 따른 추측이다. 맑스 혼외자식설에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은 맑스가 죽은 후 그 아이를 엥겔스가 돌봐주었기 때문이란다. 이런 말들이 났으리라.  엥겔스가 돌봐주는 걸 보니 맑스의 자식이 틀림없군!”

여기서 맑스와 엥겔스의 깊은 관계를 추측할 수 있다. 두 사람은 40년 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공유하며 우정의 궁극을 실현했다. 방직공장 사장 아들로 태어나 부유했던 엥겔스는 늘 빚에 허덕이는 맑스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스폰서 역할을 자처했다고 한다. 또 두 사람은 편지를 자주 주고받으면서 다양한 정치, 경제, 전략 전술 문제들을 토론하는 사상적 동지였다.

맑스가 죽은 후 엥겔스는 국제공산주의운동을 이끌었고,  맑스가 살아있을 때 완성하지 못한 <자본론> 2권과 3권을 정리해서 출간했다. 둘은 <공산당 선언> <독일이데올로기>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맑스의 임종도 엥겔스가 지켜보았다. 거기다가 ‘몰래한 사랑’의 자식까지 거둬주었으니, 엥겔스는 마치 친정엄마처럼 맑스의 평생AS를 담당한 셈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자본세마나 뒷풀이에서 나누는데 누가 탄식처럼 내뱉었다.

“아... 나도 엥겔스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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