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선생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뭇잎을 닦다 / 정호승 '나뭇잎에 앉은 먼지를 닦는 일'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앉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 정호승시집 , 열림원 사람 만날 때 녹음기를 쓰지 않는다. 기계사용이 서툴다. 노트북 펴놓는 적도 드물다. 사람 사이에 기계를 두면 장벽같다. 핵심과 흐름을 추려 수첩이나 노트에 적는다. 속기사이자 통역관이 되어 그의 말을 나의 언어로 기록한다. 이야기에 자연스레 집중된다. 내 몸이 거대한 귀로 작동하는 그 순간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