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 (3) 썸네일형 리스트형 엉덩이의 힘으로, 740번 버스 창가 자리에서 무심코 내다본 바깥. 노점상 할머니가 카트에 신문지 몇장 깔고 앉아있다. 내가 자주 지나는 보행길이다. 할머니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물건도 몇번 샀다. 앞에 있을 때 못 본 그것 뒤에서야 본다. 글을 엉덩이의 힘으로 써야하는 건, 삶이 엉덩이 근육으로 사는 일이기 때문인가보다. 학부모에게서 온 편지 어제를 동여맨 귀한 편지를 받았다. 학인과 父母가 쓴 짤막한 메시지가 선물과 함께 들어있었다. 부모님에게 편지를 받은 건 처음이다. 넘나게 황송했다. 울 학인은 21세. 지금 수업에서 최연소다. 참여도는 최우수. 지난 시수업에서는 유일하게 기형도의 '10월'을 (조사 하나 안 틀리고) 암송해왔다. 나이 많고 삶에 지친(!) 30-50대 틈에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재밌단다. 하긴 나이로 권력질 하는 사람만 없으면 나이는 그냥 숫자다. 지난주 뒷풀이에서는 엄기호 글 '사랑과 난입'을 안건으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그 글에 문제다, 아니다, 어떤 반론이 있었다, 쟁점을 비켜갔다, 엄은 이성애남자중에 젠더감각 제일 좋다... 품성론까지 말이 번지고 목소리가 커지자 '젠더트러블'을 우려한 내가 수다-토론을.. 아들의 편지 p.s. 안 우시고 걱정 안 하신다니 마음이 훨씬 놓입니다. 실은 편지를 더 감성적으로 쓰고 싶었으나 보다가 울까봐 굉장히 이성적으로 쓴 것입니다. 하하. 신병훈련소에 있는 아이에게 온 편지 추신. 이것이 더 눈물바람 유발한다는 것을 아이는 아직 모르나보다. 누군가 자기 마음을 헤아려줄 때 울컥하다. 훈련이 없는 일요일 를 읽는단다. 그동안 책 읽는 거 별로 못 봤는데 어떻게 저런 양서를 골랐을까. 집에 20년 책 전시해 놓은 게 무의식 효과가 있나보다. 책이 다가오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 팔굽혀펴기를 74번 해서 체력 1급을 받았다고 한다. 난 아이방 침대에 놓인 고양이, 오리, 토토로 인형 쓰다듬으면서 이 섬세한 영혼이 군대에서 어찌 살까 눈물 지었다. 사람은 보고 싶은 면만 고정시켜서 본다. 엄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