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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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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임없이 그짓을 되풀이하였습니다 어느해 봄이던가, 머언 옛날입니다.나는 어느 친척의 부인을 모시고 성 안 동백나무 그늘에 와 있었습니다.부인은 그 호화로운 꽃들을 피운 하늘의 부분이 어딘가를아시기나 하는듯이 앉어계시고, 나는 풀밭위에 흥근한 낙화가 안씨러워 줏어모아서는부인의 펼쳐든 치마폭에 갖다놓았습니다.쉬임없이 그짓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그뒤 나는 연연히 서정시를 썼습니다만 그것은 모두가 그때 그 꽃들을 주서다가 디리던-그마음과 별로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제 웬일인지 나는 이것을 받아줄이가 땅위엔 아무도 없음을 봅니다.내가 줏어모은 꽃들은 제절로 내손에서 땅우에 떨어져 구을르고 또 그런마음으로밖에는 나는 내 시를 쓸수가 없습니다. - 서정주, 쉬임없이 그짓을, 지난주도 되풀이 하였습니다.우리가 글쓰는 마음도 이 마음과 같지 않..
9차시 리뷰-몸으로 읽다 '소년이 온다' 앓이 소년이 온다 ‘앓이’를 했던 수업이었습니다. 타인의 고통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문학을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귀합니다. 스크린을 통해 전시되는 무력한 피사체가 아닌 (혼령이 되어서도) 할 말 하는 주인공들을 만나는 시간. 그 꿋꿋하고 집요한 응시는 분명 손쉬운 애도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값진 게 아닐까요. 좋은 문학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고 있었다는 걸 일깨우는 작품이요. 아무튼 온몸으로 소년이 온다를 읽는 여러분들에게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마워요. 같이 있(읽)어주어서요. 오늑 영화 내용정리가 명쾌하네요. 가해자의 말과 대비되는 피해자 증언으로 를 접근했습니다. 이 소설도 위의 영화처럼 간략한 요점 정리가 되어야 책을 안 읽..
8차시 리뷰_섬세한 몸부림이 필요한 시간 글을 쓰면서 자기 느낌과 자기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고 풀어내는 일은 용기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작업을 수행하면서 뭔지 모를 괴로움과 불편함을 느끼는 상태를 지나고 있는데, 이런 기분, 조금씩 움찔거리고 달라지는 마음의 결을 계속 글로 계속 풀어보는 것, 그러면서 다른 내가 되는 것이 글쓰기가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치)박연준의 시어를 계기로, 그간 마음에 불편함을 안겨주고 고개를 돌리게 하고 반면교사로 삼게 했던 험한 말들의 사적 경험을 열거했습니다. 김기덕 영화, 중학교 시간강사 생활, 고2 체벌 경험, 동서와 시동생 사례. 개인적 삶에서는 자연스레 뒤섞인 이야기지만, 글쓰기라는 작업은 그런 무질서한 일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입니다. 위의 사례를 예술 (박연준 시와 김기덕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