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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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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숙 사무금융연맹 여성국장 - 3 8여성의 날, 빗자루 들다 ‘빗자루 더럽다고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의 아픔을 한 번이라도 쓸어주었느냐.’ 빗자루의 재발견이다. ‘세상의 모든 차별을 쓸어버리자’며 집회현장에 빗자루가 등장했다. 지난 8일 시청 앞 ‘3·8세계여성의 날’ 행사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조합원 300여 명은 빗자루 높이 세워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장애인, 임신 출산여성 등 온갖 차별 철폐를 외쳤다. 평소에는 청소도구이지만 유사시에는 일상탈출의 수단으로 쓰이는 빗자루. 일상 곳곳에 쌓인 차별을 일소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비상을 도모하는 상징물로서 빗자루는 더없이 맞춤이었다. 하얀 깃발과 빨간 머리띠, 파란 투쟁조끼라는 ‘시위용 드레스 코드’를 탈피한 참신한 발상은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각 포털사이트는 ‘3·8세계여성의 날’ 보도용 이미지로 일..
이꽃별 해금연주자 - 국악계의 보아, 나의 삶 나의 해금 이름은 주문이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이름에 깃든 기운은 염원이 된다. 스물여덟 해를 꽃과 별로 불렸다. "꽃별아". 수천수만 번의 울림이 그녀의 생애를 빚었다. 국악계의 별로 뜨고, 무대 위의 꽃으로 피어난 신세대 해금연주자 '꽃별'의 얘기다. 그녀도 말한다. 이름이 영희나 철수인 것보다는 뭘 해도 도드라졌으니, 이름에 책임을 지려고 열심히 살았노라고. '열심'의 방법은 끼와 욕망에 충실하기다. 무엇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구애됨이 없다. 꽃별의 해금은 클래식, 팝, 뉴에이지를 넘나든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연주스타일도 분방하다. 날렵한 청바지 차림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는다. 때로는 맨발로 무대에 오른다. 정장이나 한복이 불편했단다. "어린 마음에 튀고 싶었다"고 터놓는다...
임종진 사진가 - 광석이형 미공개 사진전 '그가 그리운 오후에' 시간이 기억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뭇 사람에게 1월은 이 신년벽두 주옥같은 결심을 낳는 달이라면 그에게 1월은 '광석이형'에 대한 그리움이 한량없이 짙어지는 시간이다. 1월 6일은 김광석의 12주기다. 어느새 십년이 훌쩍 지났지만 긴 세월의 더께를 뚫고 그 날의 아릿함은 새순처럼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그 감정이 꼭 처연한 슬픔만은 아니다. 시큰한 기쁨과 짠한 고마움에 가깝다. 여전히 김광석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수많은 팬들이 있고, 또 새로이 빠져드는 이들이 소리 없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갈수록 깊어지는 김광석의 존재감과 팬들의 애틋함은 작은 기적을 불러일으켰다. '광석이형 추억하기'는 어느 순간부터 '견뎌야할 시간'에서 '누려야할 시간'으로 변해갔다. 그가 가슴속에 서리서리 접어두었던 낡은 필름을..
이희아 피아니스트 - "이젠 통일의 꽃으로 불러주세요" [인터뷰] 북에 휠체어 1004대 보내기와 평양공연 추진하는 이희아씨 "내년 6월에 평양 공연을 추진 중입니다. 북한사람들이 장애가 심한 제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 ‘다시 만납시다’ ‘반갑습니다’ ‘임진강’ ‘여성이 꽃이라네’ 등 북한노래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23)씨가 앞으로는 ‘통일의 꽃’으로 불러달라며 환하게 웃는다. 무릎 아래가 없고 손가락이 네 개뿐인 중증장애를 안고 반도의 딸로 태어난 그가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커트머리에 앙증맞은 핀을 꽂고 ‘희망’을 연주하던 ‘기적의 소녀’는 이제 옛말이다. 그의 나이 스물 셋. 이희아씨는 통일과..
고병권 인문학자 - '불안사전' 우리시대 불안을 읽는다 햇살이 벅차게도 좋던 어느 늦가을 오후 버스에 몸을 실었다.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가 교통카드 체크음과 엇박으로 귀에 감겼다. 육자배기 같은 걸쭉한 웃음소리와 시시콜콜한 속사포 멘트가 주거니 받거니 중계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때론 활명수처럼 나른함을 씻겨주기도 한다. 헌데 그 날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남녀진행자의 말투가 자못 비장했다. "네…, 이라는 다소 까칠한 사전이 나왔네요, '88만원'은 비정규직 한 달 월급이면서 휴대폰 1대 가격이고, '정규직'은 잠재적 비정규직이라고 정의했네요. 참 씁쓸하죠? 우리의 불안한 현실을 담아낸 것 같습니다." 장안의 화제가 된 의 발원지는 '시민지식 네트워크를 위한 독서프로젝트(이하 독서프로젝트)'다. 그 행사의 참가자와 네티즌이 만들어낸 가상의 사전으로 ..
박수택 SBS환경전문기자 - 무공해 기자생활 23년 나들이·빨래·세차·운동지수 모두 90점 이상이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가을이 충만하다. 이런 날 그를 만난 걸 축복이라 해야 할까 운명이라 해야 할까. 생태감수성 지수 100점, 기자사명감 지수 만점에 빛나는 박수택 SBS 환경전문기자와 서울 근교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동동주에 오색 낙엽 띄워놓고 시작된 ‘무공해 기자생활 23년’ 낭만인터뷰. SBS 박수택 기자 환경에 대한 남다른 열정 + 기자에 대한 확고한 사명 “환경전문기자 박수택입니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가을 속을 서성일 때면, 우리시대 문장가이자 탐미적 허무주의자 김훈의 수필 첫머리가 떠오른다. ‘내일이 새로울 수 없으리라는 확실한 예감에 사로잡히는 중년의 가을은 난감하다’라던… 그런가. 생이 깊어갈수록 가을은 더 애달파지는 것인가. 상..
김학철 선생 - “과거사 청산, 뿌린 대로 거둡디다” 그날은 봄눈이 내렸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자리한 충무로 한 건물 앞에서 만난 그는, 마치 한 그루 나무처럼 서서 흩날리는 눈발을 맞고 있었다. 아, 어쩌면 그의 삶이 바로 이 장면과 같지 않았을까. 과거사 청산이 한낱 힘없는 구호에서 법으로 제정되기까지, 길고 긴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김학철 선생. 그의 머리 위에는 어느새 백발성성 눈꽃이 쌓여 있었다. 역사의 밭 일구는 농부, 김학철 “과거사 청산, 뿌린 대로 거둡디다” 어렵던 시절, 서로 돕던 따뜻하고 오랜 인연 “창 문 좀 열어보세요. 비올 때 여기서 비 내리는 거 쳐다보고 있으면 참 좋지요.” 그를 따라 들어선 곳은 충무로 한옥마을 내 음식점. 그는 창호지가 발라진 창문 쪽을 가리키며 시를 읊듯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
김동찬 언론고시생 - 노동전문기자 꿈꾸는 어느 좌파의 고백 그는 민언련대학교 방송분과 4학년입니다. 재작년부터 1년 반 동안 분과장을 지냈습니다. 방송매체분석은 물론 사회구조에 관심이 많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왼쪽으로 기울기를 바라는 자칭 ‘B급 좌파’입니다. 때문에 민언련이 “내 생각보다 늘 오른쪽에 있다.”고 말합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언론의 노동전문기자를 꿈꾸는 취업준비생. 장동건 외모에 전태일 감수성을 지닌 문제적 회원, 김동찬을 소개합니다. 노동전문기자 꿈꾸는 어느 좌파의 고백 친미와 오욕의 역사, 독학으로 깨우쳐 웬 민언련대학? 그는 2004년에 민언련 회원이 되었다. 올해로 4년차다. 실제 대학에서도 신문방송학과 4학년이니, 두 생활 장르의 주기가 오묘하게 일치한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알아야할 모든 것은 민언련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또한 ‘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