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붉은 거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친구의 이별에 대처하는 법 - 김혜순 '한 잔의 붉은 거울' 지난여름 친구가 별안간 이별을 겪었다. 동거하던 애인과 멀어지다 헤어졌다. 친구는 상실이 컸다. 늘 옆에 있던 사람이 없으니 외롭고 허전하고 상대의 변심이 분하고 믿기질 않고 사탕처럼 녹아 없어진 사랑의 실체가 허무한 거다. 입맛을 잃어갔다. 사랑이 사람을 반짝반짝 생기 돌게 한다면 이별은 육신의 스위치가 하나둘 꺼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거의 3주가 되자 낯빛이 거무튀튀해지고 살이 쑥쑥 내렸다. 치마가 헐렁해져 주먹이 쑥 들어갔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 할 말은 아니지만, 다이어트에 마음고생만한 게 없다는 말을 절감했다. 한 관계의 분리를 지켜보는 나는 무력했다.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게 개별자의 구체적 사건이 되면 의미와 기호로 가득한 작가주의 영화가 된다. 행복한 이유는 비슷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