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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3] 통인시장길, 시장 옆 한옥마을 (6)
  2. [2010.02.25]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11)

통인시장길, 시장 옆 한옥마을

[좋은삶공동체]

서울 인왕산 자락에는 작은 동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통인동,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체부동 등 골목길을 돌 때마다 지명이 바뀌는데 이 일대를 경복궁 서쪽이라 하여 ‘서촌’이라 칭한다. 이곳엔 한옥 300여 채와 사대문 안의 유일한 재래시장인 통인시장이 남아 있다. 개발과 속도를 피해간 도심 속 ‘올드타운’이다. 고풍스러운 멋을 간직한 서울의 시골길을 걸었다.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10여분 가면 왼편으로 ‘통인시장’ 간판이 보인다. 천장에는 눈비를 가리는 둥근 아케이드가 있고 통로 바닥은 매끈하게 다져놓은 신식 재래시장이다. 건어물, 채소류, 잡화류, 쌀, 떡볶이, 반찬을 파는 소형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가게 안쪽 온돌마루에는 꽃무늬나 땡땡이무늬 티셔츠에 보풀 일어난 카디건을 겹겹이 걸치고 목도리를 둘러맨 다음 원색의 긴 앞치마로 패션을 마무리한 아주머니들이 나른한 오후 2시의 가게를 지키고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신진 떡 방앗간> 김혜순 씨(55)는 가래떡을 기계에 넣어 금은보화처럼 쏟아지는 떡국떡을 비닐에 담고 있다.


“여기서 아들을 키워서 장가보냈어요. 오래 됐죠. 방앗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할 일이 무척 많아요. 바빠서 신앙생활도 못하죠. 친척들은 제가 주님을 안 믿어서 못사는 거라고 말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할 일이 태산인데. 어떤 때는 평생 이 고생을 해도 모아 놓은 것도 없어 속상하지만, 그래도 또 우리가 갈 때는 빈손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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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차오르는말들]

고작 열흘 만이건만 그새 거리에는 봄기운이 파다했다. 햇살이 눈부시고 바람이 간지럽고 피로에 눌린 탓에 원래 크지도 않은 눈이, 마치 열리다 만 셔터처럼 반쯤밖에 안 떠졌다. 그 작은 눈으로 노선 번호를 잘 알아보고 버스를 탔는데 그만 내리는 곳을 두 정거장이나 놓치고 말았다. 허둥지둥 내려 건너편에서 다시 버스를 집어타고 거슬러 올 때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쪽에서 좁혀오는 버스 문틈사이로 겨우 발을 빼냈다. 내 손바닥 같은 활동구역에서 이렇게 해맬 줄이야. 아마도 ‘느리게 산다는 것’의 전지훈련 같았던 스위스여행에 익숙해진 몸의 소행이리라.  

길을 취재하러 가는 길. 이번 테마는 경복궁 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직진하면 나오는 통인시장 부근 한옥길이었다. 시내에서 약속을 잡을 때 종종 들러 장을 보거나 근처에서 차를 마시던 동네이며, 서울을 여행하는 친구가 있다면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 냄새 나는 길이다. 조금 서둘러 출발해 길담서원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신간을 둘러봤다. 막간을 이용해 정아언니와 접선을 하고 수녀님을 만나 시장으로 향했다. 골목만 돌아서면 동네 이름이 바뀌는 효자동, 누하동, 누상동, 통인동, 옥인동 등 경복궁 서쪽에 있다하여 지어진 ‘서촌’ 일대를 두세 시간 발로 누볐다. (사진:한겨레) 

취재를 마치고 수녀님이 아는 예쁜 카페가 있다하여 경복궁 방향으로 길을 건넜다. 여기는 아니지만 돌아가면 거기가 나올 것 같다며 들어선 골목길. 안으로 깊숙이 굽이쳐 들어가자 떡하니 남의 집 대문이 나온다. 막다른 길이다. 다시 돌아 나오는데 골목길이 또 다른 샛길로 안내한다. 외관만으로도 메인쉐프에게 신뢰가 가는 근사한 파스타 집, 벽면을 유리로 내서 멋진 작품을 걸어놓은 갤러리 등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개성 넘치는 감각적인 한옥들이 듬성듬성 있으니 한 블록 지나가기가 하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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