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희망 / 유하 풍뎅이가 방충망을 온몸으로 들이받으며 징허게 징징거린다 (난 그의 집착이 부담스럽다) 나도 그대 눈빛의 방충망에 마음을 부딪치며 그렇게 징징거린 적이 있다 이 형광등 불빛의 눈부심은 어둠 속 풍뎅이를 살게 하는 희망? (글세, 희망이란 말에 대하여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그가 속삭인다) 그 무엇보다도, 징징대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풍뎅이는 벌써 풍뎅이의 삶을 버렸으리 - 유하 시집 , 문학과지성사 아들이 졸업했다. 졸업식 전날, 아들의 등짝을 두드리며 치하했다. “욕봤다. 중학교 3년을 무탈하게 마쳐 다행이구나.” “앞으로 3년 동안 더 힘들 텐데요.” “아들, 공부가 고생스럽지?” “뭐...” “주변에 이십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더라.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정해진 과목 공부할 그 때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