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던 날 하루는 딸이 그런다. “엄마, 작가 언제 그만 둬?”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그러니까 물음 자체가 비약이다. 당황스럽고 뭔가 자존심도 상했다. “그게 왜 궁금한데?” 뾰로통해서 물었더니 한다는 말. “엄마가 작가를 그만두어야 저 책들이 다 없어지고 책장이 없어야 거실에 소파를 둘 수 있잖아.” 이것은 깔대기 이론. 딸의 모든 사고와 의견은 공간문제로 귀결된다. 조금이라도 넓은 집에서 멋스러운 가구 갖춰놓고 귀족처럼 사는 게 꿈인 아이다. 질문은 신선했으되 결론은 식상했다. 그래서 까먹었다. 무의식 층위에는 저장된 모양이다. ‘책을 없애고 소파를 구하라’는 명령이. 책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세 가지 사건이 계가가 됐다. 딸의 지령. 알라딘 중고서점 개장. 연구실 이사. 지난달 종로2가에 문을 .. 이전 1 다음